미리보는 9월 금통위..경기 순응적 행보 재확인

입력 2009-09-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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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이번에도 연 2% 동결 기정사실화

한국은행 9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0일로 예정된 가운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이번에도 연 2% 동결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우리 경제 전반적으로 현재 긍정적인 모멘텀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상황이라 이성태 총재의 경기 순응적 행보가 이번에도 지속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은 집중될 전망이다.

7일 경제계에 따르면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주요 전문가들은 지난 8월 금통위를 통해 올해 상반기와 달리 크게 달라진 이성태 한은 총재의 경기관을 확인한 만큼, 경기 순응적 행보는 일단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점쳤다.

이는 통화당국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경기회복에 탄력을 주기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고 이는 우리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정책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다.

경기회복의 초입 국면에서 섣부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회복세에 있는 경기회복세를 위축시킬뿐 아니라 경기의 진폭을 오히려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한은이 여전히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

익히 알고 있다시피 하반기에는 상반기 경기개선을 이끌었던 재정지출은 축소되고 재고조정도 마무리 과정에 진입하게 된다. 따라서 하반기 추가적인 성장은 소비 및 투자 부문의 회복과 대외 부문여건 개선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 부문은 여전히 정상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고 향후에도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는 장담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은은 현재와 같은 완화적 통화정책의 유지를 통해 경기 회복세가 지속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한은의 국내외 경제동향과 통화정책방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한은의 경기관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경기 하강'이라는 단어가 '개선 움직임'으로 바뀌는 등 이같은 인식은 최근 7월 산업생산과 2분기 실질 국민 총소득과 경제성장률 상승 등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경기회복은 속도와 강도의 문제이지, 경기개선 흐름이 더 이상 훼손될 것이라는 판단은 한은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진모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회복세가 주요국 대비 가파른 모습을 띠는 게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가까운 미래에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 총재의 경기 인식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이라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할 것임에는 분명하다"고 예상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역시 "한국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투자의 가시적이고 확실한 회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실장은 "기업투자의 선행조건이 소비 회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회복이 가장 절실히 요구된다 할 수 있는데, 하반기 소비회복을 이끌어 내려면 가계소득 여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고용 여건이 개선되거나 또는 자산소득 증가를 통한 부의 효과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현재로서는 고용여건 개선과 이를 바탕으로 소비확대 채널이 가동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만큼, 소비회복을 위해서는 자산가격 상승 효과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호상 외환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과 관련, "우리나라가 주요국에 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게 되는 경우라면 환율 하락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 연구위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도 무역 및 경상수지 흑자기조 정착으로 꾸준히 하락 압력에 노출된 상황이고 유로존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타국에 비해 먼저 통화정책 스탠스를 바꾼다면 해외 자본이 유입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환율 하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어 정책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의 오는 9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가장 큰 불확실 요인은 다름아닌 '부동산 경기'이다. 조기금리 인상의 주된 배경은 부동산 시장 과열은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

문제는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현재 자산 버블을 야기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냐는 것인데, 한은은 부동산가격 상승세를 잠재우기 위해 금리 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금리 인상의 파급범위가 매우 넓고 그 효과도 무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금리인상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정책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한은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 과열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 외의 다른 부작용으로 지목받고 있는 소비와 투자 회복 기조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이 편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실장은 "이 총재 역시 부동산 경기과열이 우려된다면 경제주체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억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판단, 이를 위해서는 금리정책보다는 질적 규제 및 제도 보완 등으로 대응하는 방향이 맞다고 정부와 금융감독기관과의 의견을 함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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