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동산(動産)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동산담보대출’이 시행 초기부터 삐걱 거리고 있다.
은행들은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은 담보로 잡기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는 반면, 법무부는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과 은행연합회는 최근 동산 담보대출 입법을 추진 중인 법무부에 ‘법제화 된다고 해도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동산담보대출제도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도 두 달 만에 모두 해산했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위주의 담보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부동산을 유지하지 않은 기업들도 원자재나 재고 자산 등의 동산을 담보로 대출받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6월 본격화 됐다.
하지만, 현실성 없는 제도로 대다수 은행들이 저조한 실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에 비해 동산은 관리가 어렵고 재고 자산 가치산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동산담보대출을 법으로 정한다 하더라도 은행권이 이를 활성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동산은 공장의 기계나 시설물 등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준다는 제도인데 은행에서 관리하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며 “기계에 대한 가치판단도 어렵고 막상 담보로 잡았는데 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돼 기계나 시설물 등을 몰래 내다 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동산을 담보로 할 때는 거의 매일 은행 담당자들이 시설물과 기계 상태 여부를 체크해야 하는데 인건비만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제도라면 법제화를 한다고 해도 활성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동산담보대출) 관련해 일부 수정만 요구했을 뿐 현실성 없다는 정식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며 “오는 9월 말이나 10월 안에 해당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우려하는 것은 공시제도 불안전”이라며 “이를 위해 동산채권을 공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1년여 기간 동안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에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