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하반기 마케팅 '정중동'…정부 눈치 보기 '급급'

입력 2009-09-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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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번호이동 급감...요금관련 대책 마련에 고심

한동안 과열경쟁으로 뜨거웠던 이동통신 업계의 하반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시장 상황이 조용하기만 하다.

가입자 유치에 가장 일선에 있던 휴대폰 매장부터 한산한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공짜폰이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아예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 유치도 뜸한 상태다.

단말기 보조금 역시 예년만 못지않다. 지난 7월 선보인 삼성 ‘아몰레드’는 출시 두달이 지난지만 여전히 80만원 후반대를 고수하며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휴대폰이 출시 후 한달이 지나면 각종 보조금 제도 등으로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볼 때 이례적인 일인 셈이다.

이통시장의 이같은 현상은 최근 정부의 요금인하 정책 추진과 맞물려 시장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업계가 한발 물러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칫 요금 인하 뿐 만 아니라 투자정책, 마케팅 전략 등 모든 분야에서 정부 간섭이 전개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번호이동이 124만9765건으로 가장 많았던 6월 이후 4배 가량 줄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이통 3사의 번호이동 추이를 보면 6월 124만9765건, 7월 89만1138건, 지난달 39만3757건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는 지난 1월 35만1386건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이다.

7월부터 불거진 정부와의 요금인하 관련 논란에서도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지난 3일 방통위가 주관한 요금정책 세미나에서도 SK텔레콤만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 LG텔레콤과 KT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OECD 통신요금 관련 발표 직후 LG텔레콤의 공식 입장 표명과 KT의 반응을 볼 때 불이익을 최소화 하려는 이통사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이통사가 시장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관망하고 있지만, 정부 역시 통신 정책을 뒤늦게 강화하며 뒷북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이동통신 시장이 상반기에 한해 수익이 결정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을 방통위가 모를리 없는데 이를 방관한 후 하반기 정책을 집행한다는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관련 정책은 지금까지 제대로 시행된 것이 없을 정도다. MVNO, 주파수 할당, IPTV 등 산적한 현안도 해결하지 못하는 마당에 통신 요금 인하까지 들먹이는 것”이라며 “통신요금 인하도 근본적으로 올해 초부터 추진했어야 하지만 이미 수익을 거둬들인 이통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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