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분명 다르다. 한국 자본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금융위와 금융투자협회가 공동으로 일본 도쿄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개최한 '한국자본시장 투자설명회'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한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매출과 수익을 회복했다"며 "선박ㆍ자동차ㆍLCD와 같은 한국내 주요 업종은 견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이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금융위기에 따른 피해를 적게 받았으면서도 여타 아시아 신흥국가들과 달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부위원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주요 대표기업들의 가파른 회복세는 한국 주식시장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현재 양적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 자본시장은 지난 10년간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를 자본시장과 균형잡힌 구조로 변화시키고자 기업관련 제도를 투명화하고 PEFㆍABS 등 다양한 투자수단의 출현 근거를 마련하는 등 올해는 그 결정체로써, 자본시장법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간접투자문화의 정착과 함께 1960년대 베이비붐 세대가 두터운 중산층을 형성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있어 자본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투자자금 규모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러한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주식뿐 아니라 ELSㆍELWㆍETF 등 다양한 상품과 PEF 등 새로운 투자수단 거래가 도입 및 활성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이 위기 회복 과정에서 새로운 차원의 구조조정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며 구조조정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하는 구조조정은 지난 97년 당시와 같이 위기로 인해 타격을 입은 도산 위기 기업들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재무개선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의 호황기에 과도한 인수합병(M&A), 생산시설 확장 등으로 일시적인 유동성이나 발전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이 부위원장은 "따라서 현재 한국의 구조조정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과 높은 성장성을 지닌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한국의 자본시장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역량이 높다"며 "이번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시장과 기업을 우선시하고 정책을 추진중"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자유롭게 투자하고 그 성과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