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종, 약가인하 불안감에 조정...신중히 접근해야

입력 2009-09-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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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TF팀 구성, 파격적 정책 나오나 업계 긴장

신종플루 영향으로 들썩거렸던 제약주들이 정부의 약가인하 소식에 긴장하며 조정을 받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이 원안대로 이행된다면 제약업체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어 정부와 제약업체간의 힘 겨루기가 완료돼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치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9월 들어 코스피 지수가 +2.78% 이상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의약업종은 오히려 -1.82% 이상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종목별로는 LG생명과학과 종근당 정도만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8월 1일부터 리베이트 제공 등 유통질서 문란행위가 적발된 의약품에 대해 약가인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해선 약값총액 대비 리베이트 금액 비율에 따라 최대 20%의 약값이 인하되고 1년 안에 같은 제품이 또다시 불공정 행위로 적발되면 최대 30%까지 약값을 깍게 돼 최초 가격대비 많게는 44%까지 약값을 삭감 당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엔 한미약품의 '아모디핀', 대웅제약의 '올메텍'과 '우루사', 동아제약의 '스티렌'과 '플라비톨', 종근당의 '애니디핀', LG생명과학의 '자니딥', 유한양행의 '레바넥스', '암로핀' 등 국내 주요 제약사별 주력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거의 전품목이 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한금융투자는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리베이트와 약가 연동제 등 유통 선진화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동일 성분·동일 함량 의약품의 약가 통일’이라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 배기달 연구원은 “특허가 만료돼 동일 성분·동일 함량의 의약품(제네릭)이 출시되면 오리지날과 제네릭 구분 없이 동일 약가를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높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준으로 약가가 인하되면 2007년 포지티브 시스템 이후 가장 큰 약가 인하 정책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정부의 의약품 약가 및 유통 선진화 계획들이 시행에 옮겨진다면 차별 없는 제네릭 품목으로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당수 제약업체들의 수익성이 다시 한 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수출 비중이 높고 자가 개발 의약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나연 연구원은 “약가 인하 개선안이 정부 원안대로 채택된다면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 감소로 제약 산업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가격이 동일해지면 자연스럽게 제네릭 처방이 감소하면서 결국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인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약가 인하 개선안으로 제약업종에 부정적 영향은 피할 수 없다”며 “하지만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진출을 서둘렀던 한미약품, 대웅제약과 약가 인하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녹십자, LG생명과학, 종근당바이오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기관들의 매도가 집중되는 이유 중 하나도 아직까지 정부와 제약업체간의 협상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진 다소 중립적인 관심에서 접근하고 중소형사보다는 그나마 안정적인 대형사 위주로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고위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약가 인하와 관련된 TF팀을 별도로 꾸려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소 파격적인 내용이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제약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론 중소형사들이 난립돼 있는 상황에서 자연스런 M&A를 통안 구조 조정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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