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집 '몽고조랑말' 발표한 한국타이어 조승래 상무

입력 2009-09-1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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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 반성문 쓰게 된 게 문학 입문 계기..."시는 마음의 정화 같은 것"

"벌거숭이로 나를 돌아보고 시를 통해 마음의 정화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주신 은사님께 감사하고, 여러 도반과 혈연, 그리고 내 직장 한국타이어가 버팀목이 되어 주어 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참으로 고운 인연이라 생각한다."

최근'몽고 조랑말'(동학사)이라는 첫 시집을 낸 한국타이어 전략기획담당 조승래 상무의 서문 일부분이다.

그는 20년 넘게 근무해 오면서 오랜 동안 그려오던 시인의 꿈을 이룬, 한마디로 '현실과 이상의 줄타기'에 성공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 법.

조 상무가 시를 쓰게 된 배경과 시인으로의 등단,시집을 출판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어쩌면 예정된 운명과도 같다.

그가 문학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 시험 시간 중 다른 학생에게 답안지를 보여주다 적발돼 반성문을 쓰게 된 것이 시작이다.

그런데, 3장을 꼬박 채운 반성문의 문장력이 너무 탁월해 당시 문예담당 교사였던 공영해 시인(조 상무의 스승이자 '몽고조랑말'의 작품해설을 썼다)의 손에까지 가게 되어 오늘의 그가 있게 된 것이다.

공 시인은 당시 조 상무를 교지 편집위원으로 영입해 문학과의 질긴 인연을 맺어주게 했다.

"사춘기 시절 문예 활동을 한 것이 오늘에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를 여기까지 이끈 공영해 선생님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 분에게서 문학에 대한 많은 가르침을 받았고, 지금도 그 분을 문인으로서 가장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그는 2006년 수필집 '풍경'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당시 선친과 장인이 같은 달에 돌아가신 후 괴로워하다 옛 추억을 글로 정리하게 된 것이, 어느새 책 한권 분량까지 모여 책을 내게 됐다.

한편 그는 10년 넘게 한국타이어 중국법인에서 근무하면서 상해교통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까지 받는 등 문학에만 경도돼 있지 않는 학구열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책을 내고 학위를 받는 것은 모두 그의 부지런한 생활습관이 크다.

"제 신조중의 하나가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남과 다른 시간을 가지자는 것입니다. 공부도 주로 새벽에 일어나서 했습니다. 보통 새벽 3시에 일어나 오전 7시 전까지 공부를 했었죠."

조 상무는 시 역시 주로 새벽에 쓴다고 한다. 자다가도 영감이 떠오르면 핵심 단어나 상황을 수첩에 적어뒀다가 시간이 날 때 초안을 잡고는 한다.

이 초안을 만들고 나서 일정 기간 그냥 내버려 두면, 마치 포도주가 숙성되듯 머릿속에 정리가 되는데, 조 상무는 이를 '글의 숙성'과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문학, 특히 시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이지만, 전업 작가로의 삶은 생각지 않고 있다.

"시는 마음의 정화를 일깨우고 좋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미적으로 전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업 작가로서의 삶을 생각하지 않고 취미 생활로 시를 쓰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조 상무는 본인처럼 마음속에 문학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들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마음을 가지고 집중한다면 꿈을 언젠가 이룰 것이라고 조언한다.

한편, 20년 넘게 몸 담아왔던 한국타이어에 대한 애정 역시 남다르다.

"한국타이어는 68년 동안 타이어라는 단일 품목만을 고집해 온 회사이며 매년 10%씩 성장해온 회사입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노년기에 해당되겠지만, 실제 절대 그렇지 않으며 100세까지도 넘을 회사이고,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로 계속 커 나갈 것입니다."

담담한 어조와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조 상무의 모습은 결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이것이 바로 오랜 기간 한국타이어를 지켜온 그의 힘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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