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이 주채무계열 4개 그룹과 추가로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지난 6월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주채무계열 재무구조평가를 마감한 결과, 이미 지난 5월 MOU 체결을 마친 9개 그룹을 제외한 4개 주채무 그룹이 추가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채권단은 이달 중순께 몇몇 대기업 그룹 중간평가를 마치고 추가로 서너 개 그룹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부채비율 구간별로 이번 신용위험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내린 그룹들에 대해서는 현금흐름과 자산ㆍ부채 등 재무 상태를 정밀 평가해 내달 중순까지 MOU 체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불합격 판정을 받았더라도 해당 주채무 계열 그룹의 영업 활동상 특수성과 앞으로의 경영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정 체결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그룹은 약정 체결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반대로 주채무 계열 그룹이 합격 기준을 충족하지만 경영상 중대한 손실을 발생시키거나 대외 신인도 하락에 따른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저해한 행위가 발견됐을시 해당 그룹을 최종 약정체결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채권은행의 이번 MOU 체결 검토 소식과 관련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초(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이, 현재까지 기업구조조정 작업이 별다른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내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차 신용위험평가 때와 달리 이번 평가는 작년 말 기준 영업실적 기준이 아닌 상반기 재무구조를 참고한 만큼, 이번 중간평가에서 추가로 약정 체결이 요구되는 주채무 그룹이 발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채권단 주도의 속도감 있는 기업구조조정 작업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며 "약정을 맺은 그룹의 구조조정 진행 작업은 물론 향후 추가로 MOU체결이 필요한 그룹을 포함해 조속히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채권은행은 작년 연말 결산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월 45개 그룹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통해 9개 주요 그룹과 MOU를 맺고 해당 기업의 구조조정을 강력히 유도했다.
당시 채권은행과 MOU 체결을 맺은 그룹들로는 금호아시아나ㆍ동부ㆍ동양·애경ㆍ하이닉스반도체ㆍ대한전선ㆍ유진ㆍ대주ㆍGM대우가 있었다. 이들 기업들은 현재 MOU 약정에 따라 계열사 매각 등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MOU에는 계열사나 유휴자산 매각, 자금유치, 차입금 상환 계획은 물론이고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의 달성 목표 등 구체적인 자구 방안이 담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