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금융위기 세계화 이해 못했기 때문"

입력 2009-09-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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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화정책 설정ㆍ집행 어려움 가중 토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적 경제위기가 발생한 것은 세계화가 갖는 경제적 의미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세계화와 최적 통화정책'이라는 주제로 15~16일 이틀간 열리는 '한-캐나다 중앙은행 컨퍼런스'에 앞서 14일 발표한 축사 자료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인사말에서 "최근 심각한 글로벌 위기로 세계 각국의 경제가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인식하게 됐다"며 "세계화는 경제성장과 물가의 결정 매커니즘을 바꾸고 금융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 통화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토로했다.

그는 "개도국의 저임금 노동력 활용, 생산성 향상, 경쟁심화 등으로 물가안정 기반이 공고해졌지만, 수요 증대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균형 등으로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세계화가 실물경제변수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우리는 세계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물과 금융부문의 관계 변화에 대해 충분히 규명하고 중앙은행 간 정책적조사·연구에 협조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계화가 물가안정 기반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불안 요인도 동시에 내재돼 있는 양면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실제로 지난 2005년 10월 이후 2008년 상반기까지 정책금리를 여러 번 인상했지만 장기금리의 상승폭이 제한되고 국내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다"며 "금리·신용·환율·자산가격 등 금융지표들이 국외 요인으로 국내 기초경제여건과 괴리되는 현상이 나타나 통화정책 파급경로에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외요인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적 차원 뿐 아니라 연구분야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공유하는 중앙은행간 협조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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