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상장 시기를 조율해 오던 동양생명이 드디어 다음달 국내 첫 상장 생명보험사가 되면서 보험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889년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전제로 자산재평가를 한 후 20년간 논의되던 생보사 상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동시에 다른 생보사의 상장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다음달 첫 상장 생보사 등극
동양생명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음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생명보험사 최초로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모 물량은 약 2000만 주로 액면가 5000원에 공모가는 1만7000원~2만2000원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부터 양일간 수요예측을 거쳐 9월 29일~30일 청약에 들어간다.
이번 상장을 통해 유입된 공모자금은 회사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통한 영업경쟁력 강화에 우선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약 260% 이상 개선할 방침이다.
동양생명보험 박중진 대표이사는 "동양생명은 국내 첫 상장함으로써 수익 구조 개선 및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생명보험업계 빅 4 달성'을 목표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렇게 상장 발표를 하기까지 동양생명은 여러 번의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다.
당초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상장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곧 이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증시가 급격히 침체됐고 이에 동양생명은 상장 시기를 연기하며 효력연장신청서까지 제출했다.
여기에 금융위기 여파가 장기화되고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되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상장을 하기로 결정, 지난 2월에는 상장예비심사 결과에 대한 효력연장요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월에는 일본 타이요생명보험으로부터 503억원을 투자받는 것을 포함해 총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신주발행가 주당 1만3000원)를 실시하며 상장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 "다른 생보사 상장 이끌 것"
동양생명의 상장은 동양생명 상장 자체로의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다른 생보사 상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상장으로 동양생명은 '제1호 상장 생보사'라는 타이틀을 얻는 동시에 기업지배구조 공개가 경영투명성으로 이어져 향후 자본확충에 용이할 것이라는 것.
또 상장 여유가 있는 다른 생보사에 촉매제 역할을 해 '상장을 빨리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상장은 크게 동양생명 자체적으로 얻는 장점과 타 생보사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상장으로 인해 동양생명은 안정성이 커져 시장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고 다른 생보사의 경우 상장 방안을 더욱 가시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