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연중 최고치 경신의 뒤에는 역시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뒷받침됐다.
코스피지수는 16일 전일보다 1.81%(23.93p) 급등한 1683.33을 기록하면서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시장은 물론 선물시장에서도 대규모 순매수를 보였으며, 시총 상위주 중에서도 최근 차익실현에 잠시 주춤했던 IT와 자동차 업종을 사들였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기준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이날 13만주 사들이면서 지난 14일 하루를 제외하고 9일부터 이날까지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다.
같은 반도체 업종에 속하는 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외국인들이 이날 84만여주를 순매수해 5일째 순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현대차는 35여만주, 현대모비스는 32만여주를 사들였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들 수출주들이 최근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른 3분기 및 하반기 실적 우려와 함께 기존 소외주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도주 교체 가능성이 크게 부각됐었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빠른 순환매가 진행되면서 시장 대응에 고민이 될 수 있겠으나 무게중심은 여전히 주도주에 맞출 것을 주문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됐던 환율의 경우 급격한 환율 하락이 아니라면 환율변수는 주가 조정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엔화가치가 크게 높아져 있는 상태로 '원·달러 환율 하락=수출주 부진'의 공식과는 거리가 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소외주 선전-주도주 부진' 구도가 주도주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시장 반등이 지속이 된다면 IT, 자동차주가 주도주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도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3분기를 넘어 4분기까지 IT업종의 실적부담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지난 14일 IT업종의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로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와 전기전자는 이제 지겹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다만 대안이 필요한데 큰 틀에서 보면 소재업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화학산업을 보면 생산성도 개선되는 모습이 분명하고 재고·출하 싸이클도 상승하고 있다"며 "공장이 돌아가는 수준만 보아도 철강에 더해 화학은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섹터가 아니라 이미 관심의 중심에 놓여 있어야 하는 섹터"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