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의약품 불법 거래 '온상'

입력 2009-09-24 13:00 수정 2009-09-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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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카페 난립 불구 방치...소비자 피해 급증

국내 포털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 카페가 의약품 불법 판매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지만 정작 불법 운영자들의 감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4일 현재 네이버 카페에서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와 릴리의 '시알리스', 먹는 조루약인 한국얀센의 '프릴리지'를 검색하면 관련 카페만 해도 각각 74건, 55건, 2건 등이 나오며 이중 상당수는 판매를 유도하는 불법 카페들이다.

▲네이버 카페 게시판에 게재된 의약품 불법 판매 광고

반면 포털업계 2위인 다음의 경우 관련 키워드로 카페검색을 할 경우 '금칙어로 검색결과를 볼 수 없다'고 나와 불법판매 사이트 접속 자체가 차단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의 경우 약국에서만 유통, 판매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의약품 거래는 모두 불법이며 온라인을 포함해 의약품 불법판매가 이뤄질 경우 단속주체는 식약청이다.

이러한 불법 카페는 식약청이 폐쇄 조치 건의를 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친 후 삭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불법 의약품 카페를 일일이 단속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포털측의 자체 감시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들 카페 운영자들 일부는 실제 판매를 하지 않고 회원들의 돈만 입금받은 후 의약품을 보내지도 않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관련 카페에서 한 네티즌은 “송금했는데 아직 물건을 못받았다”며“전화번호, 주문내역, 글쓰기 권한 등이 없어져 버려 억울하다”고 댓글을 달자 그 비슷한 피해의 글들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한국얀센 관계자는“오는 10월 국내 발매를 앞두고 있는 프릴리지의 경우 자체 모니터링 결과 대부분이 입금 후 실제 약을 보내주지 않는 유령 카페들이 많았다”며 소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처럼 불법의약품 판매로 피해가 늘어가는 상황에서도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는 자체 약관에 불법 카페에 대한 폐쇄조치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 카페 약관 제3조에 따르면 현행법에 위배되는 내용 게재 목적 또는 법률에서 인터넷 상의 광고 및 판촉행위를 금하고 있는 게시물을 게시하는 등 불법적인 영리 추구 목적으로 카페를 운영할 경우 카페 개설 및 운영을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불법 신고가 들어오고 현행법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카페 폐쇄조치 명령을 내리지만 실제적으로 수많은 카페들을 일일이 모니터링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카페의 경우 오픈된 공간이 아닌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모니터링 후 강제조치를 행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지난 4월 불법 게시물로 인한 피해자가 모 포털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이 불법성이 명백한 게시물에 대해 기술적인 삭제조치를 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한 포털업체에 대해 책임을 물은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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