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또 다른 투기장 되나

입력 2009-09-25 13:55 수정 2009-09-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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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개인들이 美 증시보고 선물 매매하는것 '위험천만' 지적

한국거래소가(KRX)가 코스피200지수선물 야간 시장을 개설키로 한 가운데 실질적으로 FX마진에 이은 또 하나의 투기장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마련한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거래를 위한 파생상품 업무규정 개정안을 승인, 현행 정규시간(오전 9시∼오후 3시15분) 종료 이후 야간(오후6시~오전5시)에도 코스피200 선물의 거래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16일부터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거래는 지난해 9월 거래소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정규거래가 종료한 후 코스피200 선물을 거래하는 야간시장이다.

매매체결은 CME그룹의 글로벡스(Globex)에서 이뤄지고, 청산 및 결제는 거래소가 담당한다.

거래소는 선물 시장의 야간 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시장 참여 증가와 선물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야간시장 개장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등의 위험관리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특히 시가 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 해외 DR이 발행돼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헤지 물량이 상당히 많이 유입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국내 증시의 동조화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변화에 따라 야간시장에서 코스피200선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미국 증시가 급락하게 된다면 야간시장에서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헤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다시 생각해 보면 말이 되지 않는다.

뜻하지 않은 돌발 악재로 인해 급락 상황이 연출되면 모든 투자자가 매도 포지션을 취해 실질적으로 매수를 받아 줄 반대 투자자가 없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그 물량은 적을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초기에 국내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굳이 야간 시장에 발을 디딜 이유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실질적으로 야간 시장에서의 선물 매매는 개인들이 주류를 이룰 수 밖에 없다”며 “기관들의 헤지 물량을 받아 줄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코스피200 선물매매업무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기관의 선물 거래는 거래량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매매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야간 거래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번 야간개장은 선물의 기초자산이 되는 현물(코스피200)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선물만이 거래가 되는 구조다.

결국, 미국 증시의 움직임을 보면서 매매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펀더맨탈(현물)이 멈춘 상황에서 기술적분석(챠트)에만 의존하는 매매만 이뤄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움직임을 볼 때 실질적으로 영어 실력이 뒷바침 되지도 않고, 시장 분석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의 움직임만으로 감각적인 매매에만 의존해야 하는게 현실이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야간시장에 참여한다면 '투기장'이 될 공산이 크다.

한 증권 관계자는 “야간시장은 그렇지 않아도 선물 시장에서 손실을 내고 있는 개미들에게 FX마진 시장에 이은 또 하나의 투기장을 거래소가 만든 것”이라며 “건전한 시장 조성과 힘없는 개미 투자자들의 보호보다는 시장 흥행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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