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자들의 금융위기 당시 해외여행을 참는 것으로 불황에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항목별 소비지출 전망 CSI(소비자심리지수)의 9월 수치와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추락했던 작년 12월 수치를 비교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전망 CSI는 앞으로 6개월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소비자들에게 물어 산출한 것이다.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의 경우, 국내외 여행비 지출전망 CSI는 지난 9월에 101로 작년 11월의 64보다 37포인트 올라갔다. 이 상승폭은 전체 8개 부문에서 최고치다.
이 소득계층의 국내외 여행비 지출전망 CSI는 올해 1월 72, 3월 75 등에 머무른 뒤 경기회복 신호가 조금씩 나타나자 5월 92, 7월 98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올라왔다.
500만원 이상 가구의 부문별 지출전망 CSI 차이(올해 9월-작년11월 차이)는 ▲외식비 30포인트 ▲내구재, 의류비 각각 26포인트 ▲교양.오락.문화비 24포인트 ▲교통.통신비 12포인트 ▲의료.보건비 10포인트 ▲교육비 7포인트 등이었다.
반면, 저소득은 경기상황에 따라 소비욕구의 진폭이 크지 않았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지출전망 CSI를 부문별로 보면, 내구재 지출 전망 CSI는 지난 9월에 90으로 작년 11월의 72보다 18포인트가 상승해 격차가 가장 컸다.
부문별로는 ▲교육비 15포인트 ▲의류비, 외식비, 교양.오락.문화비 각 14포인트 ▲국내외 여행 11포인트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각 8포인트였다.
특히 100만원 미만 가구의 교육비 전망CSI 격차인 15포인트는 500만원이상 가구의 7포인트에 비해 2배에 이르렀다. 이는 저소득층이 불황을 맞으면 고소득층과 달리 교육비도 줄인다는 의미다.
의료ㆍ보건비 지출 전망 CSI는 작년 12월 110, 올해 118로 8개 항목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저소득층이 몸이 아픈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