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미 다우지수가 조정 압력을 이겨내고 이틀 연속 1만선을 유지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역외 선물환율이 소폭 상승 마감한 영향으로 1150선 중후반 부근을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화가 미 경제지표의 호조세 지속 및 주가 상승에 따른 고수익 자산 선호 등으로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대비 여전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전날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초로 1150원대에 진입하며 9.7원 내린 1155.1원에 거래를 마감한 채 최저 기록을 재차 경신했지만 지난 3거래일간 15원 가까이 급락세를 연출한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 일정 부분 되돌림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중반부터 지속된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 스탠스 역시 주말을 맞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역내외 모두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화 과매도 권역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높아 조정 압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외환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이 급락 피로감에 따른 조정 가능성과 맞물려 이날 재차 강화될 경우 시장 참가자들은 원ㆍ달러 환율 1150선을 단기 저점으로 인식할 공산이 크다.
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 강도가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스무딩 영향 등으로 전날 환율이 오후들어 네고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으로 하락하기 전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1160선 중심의 좁은 거래 범위를 형성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제시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지나친 원화 강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희석되고 있다는 점도 당국이 환율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명분을 제공한다.
글로벌 증시가 미 증시를 필두로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동반 강세를 시현하는 동안 원화 강세를 방치할 경우 국내증시만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밤사이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추가 하락하고, 뉴욕증시도 랠리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하락 압력이 여전하나 1150선까지 몸을 낮춘데 따른 당국의 강한 개입 경계감에 제한된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외환당국이 그동안 시장의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속도조절 이상의 매수 개입을 단행하지 않았다"며 "이날도 그간 보여준 움직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대응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외환당국은 전날에도 오전 중 1160선을 지키다가 역외로부터 촉발된 달러화 매도세를 거스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개입 강도를 낮추며 환율의 완만한 하락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외환당국은 현재 서울환시에 지속적인 개입으로 시장 참가자들에게 나름의 존재를 인지시키고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으나 방향성을 바꾸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 딜러는 "외환당국의 기본 입장을 시장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금일 원ㆍ달러 환율도 아시아 금융시장 움직임과 주말 수급 여건에 따른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