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그린 비즈니스' 개발에 분주하다. 자원개발 성과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종합상사들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친환경 에너지기업의 위상까지 넘보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LG기후변화협의회는 그룹내 탄소배출권 사업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정보네트워크 개념”이라며“회장사라고 하지만 모임을 주선한다든지 하는 일종의 '간사'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미래 수익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LG상사가 LG기후변화협의회의 발의 주체라는 점에서 그룹내 그린비즈니스의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임영주 연구원은“탄소배출권 사업은 상사가 적임자”라며“초기 시장이어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할 곳은 유럽 및 일본의 기업들인데 상사는 원래부터 기업이 고객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다양한 사업분야에 '녹색'을 접목시키고 있다. 해외 플랜테이션을 통한 고무, 팜 등 천연식물 재배, 국내 주유소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자동차 원격진단에 탑재된 에코 드라이빙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있다.
SK네트웍스는 올 3월 인도네시아 정부로 부터 조림사업권을 따내고 칼리만탄 지역의 약 2만8000ha 규모 토지(서울의 절반크기)에서 천연고무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향후 5년 동안의 조림을 통해 2013년까지 연간 2만4000톤의 천연고무 생산 및 가공설비를 갖출 계획인데, 합성고무를 대체하는 환경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고무사업을 통해 확보된 역량을 향후 팜·홍조류 등 친환경 관련 플랜테이션 전반에 접목한다면 성공적인 사업 전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네트웍스는 지난 5월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동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서울에 목동에 위치한 직영 주유소 1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주유소 태양광 발전 설비의 에너지 생산량 및 가동효율 등을 측정한 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확정해 다른 주유소로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네트웍스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차량원격진단서비스에 탑재된 '에코 드라이빙'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운전습관을 교정하는 동시에 20~30% 연료를 절감하는 등 친환경적인 자동차 생활을 유도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인 것이다.
삼성물산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을 필두로 바이오 연료,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과 화력, 수력발전 등 에너지 연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의 석유 등 자원개발에 더해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해 9월, 전남 진도군 고군면 일대 8만6000m2(2만6000평)부지에 약 15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3MW급 태양광 발전소인 '솔루채 진도'를 완공했다.
이어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과 같은 태양광 원료 및 소재에서부터 셀(태양전지), 모듈 등의 제품과 시스템분야에서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운영까지 각 분야를 수직 복합해 태양광발전 사업의 일관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또 삼성물산은 바이오디젤 사업에 진출해 고유가에 대응한 대체 에너지 확보를 위한 기반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서 2만4000ha에 달하는 대규모 팜 농장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고, 바이오 디젤 사업의 핵심인 팜유를 연간 10만 톤 이상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을 통해 온실가스나 환경오염 물질이 거의 없는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다”면서“종합상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차별화된 강점을 활용해 자원, 에너지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임영주 연구원은 상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자원개발의 실익을 수확하고 있는 종합상사들이 이제는 에너지 관련 기업의 니즈를 모두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