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수출기업 4곳중 1곳은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수준으로 '1190원 이상'(16.2%), '1160원~1190원 미만'(8.0%),
1130원~1160원 미만'(21.4%), '1100원~1130원 미만‘(37.2%), ’1100원 미만‘(17.2%)을 각각 응답했다.
이는 최근의 환율수준(10.15일 현재 1155원)을 감안할 때 기업 24.2%는 수출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상태임을 의미한다.
향후 환율이 계속 떨어져 1100원이 무너질 경우 기업 80% 이상이 수출을 통해 마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연내 환율이 1100원으로 떨어질 경우 가격전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 3곳 중 2곳이 가격전가 여지가 '전혀 없다' 고 답했다.
또 기업들은 현재의 환율 하락 속도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현재의 환율하락 속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기업 83%는‘빠른 편이다’라고 답했고,‘지나치게 빠르다’는 응답도 8.8%에 달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국내 100대 기업(응답기업 31개사)은 환율 10원 하락 시 연평균 매출액이 기업 당 371억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영향은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기계’(87.0%),‘섬유·의류’(85.7%),‘IT·반도체’(83.9%),‘전기·전자’(77.3%) 등의 경우 환율하락의 영향이‘수출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업종 평균치(69.2%)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기계와 섬유·의류는 수출경쟁력과 환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수입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요인이 있는‘음식료’(45.7%),‘정유·석유화학’(52.3%),‘철강·금속’(60.4%)은‘수출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평균치를 밑돌아 환율하락의 피해를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자동차’(63.3%)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이유는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이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 정도를 상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증대를 위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환율 급변동 방지’(60.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수출업계에서는 가파른 환율 하락세로 인해 채산성 및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하고 “향후 환율이 급락할 경우 중소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계상황에 봉착할 기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환율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