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기아자동차가 영국에서 폐차보조금 지원제도에 힘입어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저가 차라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일본차라는 인식이 현지인들에 팽배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 영국 현지 판매 '약진'
경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국이 전체 자동차 판매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한국의 자동차들은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9월까지 영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151만70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9만4419대가 판매된 데 비해 27만7380여대가 줄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4만578대, 기아차도 3만4777대를 기록했으며, 9월만 놓고 보면 현대차는 1만1천31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21%의 증가, 기아차도 9천778대를 판매해 100%의 증가율을 보였다.
영국 승용차시장 점유율로 봤을 때, 현대차와 기아차의 비중은 아직은 미비하다.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2.67%,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2.29%로 집계되고 있다.
◆ 정부 정책 덕에 판매 증가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영국 정부의 정책 수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정부는 올해 5월부터 3억 파운드의 예산을 투입해 10년이 넘은 자동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할 경우 정부가 1000파운드, 자동차 업체가 1000파운드 등 모두 2000파운드(한화 약 400만원)를 할인해주는 지원제도를 시행 중이다.
현대자동차 i10 모델의 경우, 신차 가격이 7000파운드로 폐차보조금 지원을 받을 경우 4995파운드에 구입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폐차 보조금 제도에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형차 및 디젤차 구매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영국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렌트카 등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는데다, ‘저가 자동차’라는 인식이 현지인들에게 팽배하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방송광고 등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영국인들에게는 일본의 저가 자동차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영국 경제 상황과 정책 수혜 등을 잘 활용하지 못할 경우, 최근의 판매 호조는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