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ㆍ가계대출↑ 환율↓ 금융시장 '출렁'

입력 2009-10-20 09:22 수정 2009-10-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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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회복 '청신호'...대출 수요자는 '먹구름'

올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지각변동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로 인해 한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온 환율이 1100원대 아래로 내려앉고,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갈 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정부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하겠지만 비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로 소위 풍선효과가 나타나 수출기업들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다양한 변화가 예고된다.

환율이 내려앉고, 시장금리는 단기금리 중심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시장금리는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이 없음을 시사에 오름세가 잠시 주춤하지만, 여전히 인상가능성은 예고되고 있다.

이처럼 금리 인상과 환율하락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벗어나고 회복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이 어려우면 시장에 자금을 풀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또 금이나 달러같은 세계 통화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시장의 회복세가 환율하락으로 이어져 수출기업들에 재앙으로 비쳐질수 있다는 점이다.

환율이 1100원대 이하로 내려앉으면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 환율수준마저 무너져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특히 기계와 섬유ㆍ의류 분야는 수출경쟁력과 환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많아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당장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들과 내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서민들에게도 이자 고통이 확대된다.

경기회복세가 어느정도 이어지면 기준금리가 인상가능성이 있어 변동대출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자를 더 내야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은 물론 대출자들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시장금리는 올해까지 중ㆍ단기 금리가 꾸준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3개월 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현 추세를 계속 유지, 올 하반기까지 3% 포인트까지 근접하고 국고채 등 중ㆍ장기 금리는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지만 꾸준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삼성증권 최석원 파트장은 “CD금리는 정책금리 영향에 따라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올 하반기까지는 당장 기준금리 인상이 없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대심리에 계속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진모 SK증권 차장 역시 “최근 1년 몰 채권 금리는 상당 부분 이미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3~6개월 몰 단기 채권은 아직 끝까지 올라온 것은 아니다”라며 “기준금리가 올해 계속 동결한다고 해도 올 하반기 CD금리는 3% 가까이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 차장은 다만, 국고채 등 중ㆍ장기 채권은 소폭상승이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고채 3년 몰은 완만하게 상승해 하반기까지 2~3bp 오르는데 그칠 것”이라며 “단기금리와는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정준 교보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확장기조 등 경제지표가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경기침체 대비 수출이 양호해 전체적으로 봐도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CD 등 단기 금리가 큰 영향을 받고 중ㆍ장기 금리는 소폭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금리가 올 하반기까지 어느 정도로 올라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중ㆍ장기 대비 빠른 속도를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심리 때문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는 기준금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시중은행들이 자금확보를 마련하기 위해 미리부터 단기채권을 무분별하게 발행하고 나선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반대가 있더라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양 차장은 “정부의 반대가 있더라도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가진 고유권한”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오는 11월과 12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렇게 되면 당장은 단기 시장채권 위주로 금리가 폭등해 CD금리는 3%중반까지 급등하고, 중ㆍ장기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와 가계대출 증가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회복세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에 따른 비용전가는 결국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며 “대출을 가지고 있거나 수출기업들은 여기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재구성에 폭풍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처럼 환율이 하락하고 대출이자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면, 정부에서 수출기업들을 위해 세금혜택을 면제하거나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앞으로 환율하락세가 뻔히 보이는데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 중소기업들만 줄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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