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의 신용평가사가 역내 신용평가 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공동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 및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1일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의 한신정평가를 비롯해 일본 신용평가회사인 알앤아이(R&I) 및 중국의 다공(大公)은 지난 2007년부터 아시아 신용평가시장 성장을 위한 상호 협력을 목표로 신용평가 포럼을 연 1회씩 공동 개최해 왔다.
지난 2007년에는 중국 베이징, 2008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신용평가 포럼이 각각 개최됐고 올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ㆍ중ㆍ일 3 국의 신용평가 시장'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 축사를 시작으로 송경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기조연설, 3사 주제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발표에서 3개국 신평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신평사들이 아시아 자본시장의 특수성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역내 독자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의 형성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용희 한신정평가 부회장은 먼저 "각국 금융시장 상황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3국 신용 평가사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 거듭나고 서로간의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용국 한신정 상무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단기 해외자본 의존도를 축소하고 장기 투자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역내 채권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 상무는 "아시아 각국에서 발행되는 자국 통화표시 채권은 각국 신용평가 회사에 의해 독립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들 각각 등급 간 비교 평가가 가능한 기준이 없는 상태이므로 이를 해결하려면 3국간 평가기관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상대방 국가 기업이 자국 내에서 평가를 받을 때 공동평가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역내 채권시장 발행기업에 대해 공동평가에 나서는 한편 각 평가사간 비교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상대방 국가 기업에 대한 등급을 서로 인정하되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이 같은 작업이 이뤄진 뒤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아시아 자금이 역외 금융시장을 거치지 않고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건설이나 아시아 기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순환되려면 역내 채권시장의 발전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중국 다공의 지안종 관 대표이사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아시아 지역의 독자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알앤아이의 게이이치로 구보니와 대표이사는 각국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단계별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