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강 모(32)씨는 최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신용카드 만들면 현금 1만원을 드려요’ 라는 제목의 문구를 보고 설계사와 상담을 해 카드를 발급 받았다.
강 씨는 “시중은행의 카드발급 홈페이지나 지점에서 카드를 발급 받으려고 하던 중 인터넷에서 현금을 주고 연회비를 면제해 준다는 글을 보고 상담 신청을 해 발급 받고 경품을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아주캐피탈이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해 인터넷상에서 현금등 경품을 지급하면서 카드발급 신청을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가입을 받고 있는 모집인들은 연회비 면제와 현금 1~2만원 지급 등의 불법 경품 행사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신용카드 사용자 모임에서 최근 롯데카드와 제휴를 맺은 아주캐피탈 직원이 카드 할당량이 내려와 신규가입마다 발생하는 인센티브를 줄 테니 발급을 해달라는 문구의 글이 수시로 올리고 발급 신청을 받고 있다.
카드회원에게 경품을 주고 연회비를 면제 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상의 카드모집에 대해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인터넷에서 감시 활동을 하고 제보 등을 통해 불법 모집이 확인되면 해당 사이트나 카페를 폐쇄 유도하는 등의 조치를 계속 취하고 있다”며 “인터넷은 워낙 범위가 광범위해 계속 감시를 한다 해도 불법 영업 행위를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상의 불법 모집에 의해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해도 경품 등을 지급하지 않는 일이 많다”며 “현금이나 연회비 면제를 제시하고 실제로는 지급하지 않는 사기 행각이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속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롯데카드와 아주캐피탈은 모집인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영업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제휴 계약을 맺으면서 직원들에게 할인혜택이 제휴 카드를 가지고 영업을 하게 하는 마케팅의 측면으로 카드발급 할당량이 각 직원들에게 주어졌다”며 “어떠한 방식으로 이를 행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롯테카드측도 “제휴를 맺은 업체에서 하는 일은 전혀 카드사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제휴업체에서 영업을 위해 카드를 발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카드사 쪽에는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인터넷상에서 경품과 현금으로 유혹하는 모집인들에게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카드 모집인들은 포털사이트나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만든 인터넷 카페, 클럽 등에서 활동하며 카드발급을 권유하는 글을 올리고 댓글이나 쪽지로 신청문의를 받고 있다.
이후 카드발급 신청서와 경품을 우편으로 보내주거나 직접 신청인과 만나 경품을 지급하고 발급신청을 받는 방법 등으로 영업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불법 신용카드 발급 모집은 은행계 보다는 전업계 카드사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