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 기대감과 미국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반등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와 주주환원 확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을 통해 투자심리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28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는 앤스로픽과 브로드컴발 호재에 힘입은 미국 반도체주 강세, 중동 불안 진정으로 인한 금리 및 유가 부담 완화 등에 힘입어 상승 출발할 전망"이라고 했다.
전날 국내 증시는 직전 거래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과 미국 AI 관련주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급등 마감했다. 코스피는 3.09% 상승한 5638.34에, 코스닥은 2.29% 오른 743.83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5.6%)와 SK하이닉스(7.8%) 등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간밤 미국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2%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6% 올랐다. 브로드컴(4.0%)이 앤스로픽과 630억 달러 규모의 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마이크론(2.8%)과 코어위브(7.9%) 등 주요 AI 인프라 관련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 연구원은 앤스로픽의 구체적인 실적 공개로 AI 산업의 수익성과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동 지역의 종전 기대감이 재부각된 점도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해상봉쇄 해제와 원유 수출 제재 관련 요구 조건이 충족되는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협상 진전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면서도 중동 협상이 진전될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장기금리 상승 부담이 완화돼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9일 새벽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발표로 이동할 전망이다. 10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힐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향후 긴축 속도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다만 한 연구원은 FOMC보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타가 호실적에도 현금흐름 악화와 주식 발행에 따른 자금 조달 우려를 키우면서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알파벳, MS 실적도 3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 여부, 설비투자(CAPEX) 추가 상향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클라우드 등 본업 매출 성장률, 잉여현금흐름(FCF) 변화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이날 예정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는 77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실적 규모 자체보다 향후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부정적인 주가 반응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 역시 2027~2028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7년 공급 예정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계약 물량과 가격 조건, 범용 D램의 가격 전망 등이 메모리 업황의 고점 통과(피크아웃) 우려를 완화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추가 주주환원 여부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중순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최근 완료했다. 시장에서는 키옥시아 투자 차익을 활용한 약 16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에서 자사주 소각과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의 구체적인 방식과 규모, 집행 시점이 제시될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주주환원만으로도 반도체 업종을 넘어서 코스피 전반의 단기적인 투자심리와 수급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이번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주력 업종 실적 발표 기간에 진입한 만큼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반등의 지속 가능성과 외국인 수급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