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실무배치 인턴운영에 대해 사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올해 인턴 91명을 6개월간 실무를 맡기는 '업무 밀착형' 인턴제를 운영했다.
이중 우수인턴 12명에 한해서는 계약기간을 연장해 9월말 기준 현재 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턴은 올해 채용했던 91명중 50%가 조금 넘는 총 49명이다.
인턴수가 절반가량 줄어들었지만 수출입은행은 “올해 남은기간 인턴을 채용할 계획은 없으며 신규 정규직 직원 15명만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올해 채용한 인턴수는 207명으로 그중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인턴은 40% 남짓한 79명이다.
산업은행측은 “3개월 단위로 인턴을 채용하기 때문에 올해 남은기간동안의 인턴채용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며 “올 하반기 공채로 신입 행원 85명만을 뽑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전해 배치 됐던 인턴들의 유동성이 높아지자 각 부서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5명의 인턴이 근무했지만 그중 계약을 연장하거나 신규로 채용된 인턴은 2명에 불과하다”며 “인턴들이 그만두면서 그동안 해왔던 업무를 남아있는 다른 직원들이 새로운 인턴이 들어올 때 까지 맡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과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업무 능력도 뛰어난 인턴이 계약기간이 만료되 나가면 업무에 지장이 많다”며 “우수한 인턴에 대해서는 계약기간 연장과 공채시 서류전형 면제 등과 같은 혜택보다는 각 부서 담당자들의 평가로 정규직으로 전환 하는 방법 등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무배치 인턴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국책 금융기관이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경영효율화에 따라 향후 5년간 인력을 10% 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에 정규직 채용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정규직을 대신하기 위해 매년 채용하는 인턴의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막무가내식 인턴채용은 취업난 해소는 물론 은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반 기업은 필요에 따라 인턴을 뽑지만 공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형식적으로 참여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정해진 숫자의 인턴을 뽑을것이 아니라 실질적 인력 수급을 고려해 인턴 채용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행 초부터 '단기 알바'를 양산할 뿐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인턴제도의 헛점이 두 은행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며 “막무가내식 인턴채용은 업무효율만 떨어뜨리고 부서 분위기만 흐려놓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