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내진성능이 강화된 초고장력 H형강과 철근 개발에 성공해 전기로제강 분야에서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력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과시했다.
현대제철은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가운데 '차세대 초대형 구조물용 강재 개발' 과제에 참여해 5년여를 연구해온 끝에 국내 최초로 건축구조용 열간압연 H형강(SNH520, 570 강종)2종과 초고장력 철근(SD800: 항복강도 800MPa) 1종 등 총 3종의 초고장력 철강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차세대 초대형 구조물용 강재란 도시가 개발됨에 따라 건물이 더욱 고층화, 대형화되고 지하 공간으로의 생활공간 확대와 해양공간의 활용성이 증대되면서 대형 건물과 대형 지하구조물, 대형 해양부체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특수한 물성치를 갖도록 개발한 고품질의 철강 구조물을 일컫는 용어.
이 강재는 인장강도가 650MPa 이상이면서 시속 250km 이상의 풍속 및 지진 대응성,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240분 이상 버틸 수 있는 내화성,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지닐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1995년 고베 지진이나 2005년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인간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그동안 축적된 전기로제강 및 압연기술을 바탕으로 각국의 연구논문을 조사,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합금을 설계하고 실험실 규모의 Pilot 실험을 통해 원하는 성분을 찾아낸 후 이를 실제 공장에 적용해 제강 및 압연을 통해 시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수년간 최적의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현대제철은 내진 성능 강화 H형강의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미국의 건축구조용 압연 H형강(ASTM A992) 규정에서 기계적 성질을 강화한 SHN490강종을 2005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정부 과제를 통해 인장강도가 향상된 SHN520, 570 H형강을 개발, 한국기술표준(KS)에 등재했다.
철근의 경우에도 국내 최초로 항복강도 800MPa급 철근을 개발해 최근 장대화되고 있는 교각(橋脚)과 초고층 건축물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대제철 생산기술실장 이형철 이사는 "건축구조용 열간압연 H형강의 경우 기존의 타 강종보다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얻기 위해 까다로운 미세합금원소를 조절하고 미세조직을 제어할 수 있는 제어압연 및 가속냉각 조건을 수립, 항복비를 85 이하로 제어해 내진성능을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항복비는 항복강도를 인장강도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는데 지진발생시 항복비가 낮은 강재는 소성변형이 이루어질 때 지진 에너지를 크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 전체의 급작스러운 붕괴를 막을 수 있다.
현대제철은 이번 초고장력 H형강과 철근의 개발로 구조물의 대형화뿐만 아니라 고강도 강재로 인한 구조물의 설계 기술발전도 유도할 수 있게 됐다. 또 고강도 형강과 철근의 독보적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과 같은 후발 철강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 놓음으로써 고부가가치 시장에 대한 제품 수입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