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해운업계, 자금 확보 총력전

입력 2009-11-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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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 대한항공 각각 5천억 · 7천억 조달...한진·현대 등 해운사도 잇따라 회사채 발행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항공업계와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해운업계가 올해 계속된 실적 악화로 인한 투자금 확보 및 운영자금 마련 등을 위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일 항공업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항공기 구입 및 운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미래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2일 미래매출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한 ABS 2000억원을 발행했다. 아시아나는 하반기 들어서만 지난 7월 ABS 2000억원과 9월 무보증 회사채 1000억원을 합쳐 총 5000억원을 조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고,다음달 중 미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ABS 5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올 들어 지난 2월 5000억원, 4월 2000억원을 각각 회사채로 조달했고, 8월에는 원화채 3000억원과 외화채 75000만 달러치를 발행한바 있다.

양 항공사가 이처럼 채권시장에서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업황 악화로 인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유동성 강화는 물론,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리스료 상환, 유류비 지급 등에 쓰이기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대한항공은 올 2분기 2000억원대의 영업흑자가 예상되지만 2010~2012년까지 총 31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야 하고 또 현재 채권단과 재무약정 체결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금 마련과 유동성 강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떠안고 있는 실정으로 그룹 차원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자금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올 3분기 실적마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기존 항공기 리스료 지급 등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ABS 및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면, 해운업계는 올해 대규모 영업적자로 인한 순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측면이 강하다.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 '빅4'가 올해 기록할 순손실만 최대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을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 불황이 짧게는 1~2년, 길게는 2~3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만큼, 각 선사별 현금 확보 자체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해운 '빅4'는 채권시장은 물론, 보유 선박 매각 등 다방면에서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 들어 회사채 공모를 통해 8000억원을 조달했고 최근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자산유동화대출(ABL)을 통해 4000억원을 마련했다.

현대상선 역시 올해 총 8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데 이어 주요 거래처인 S-Oil과 현대오일뱅크의 해상화물 운임채권을 유동화해 8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현대상선은 다음달에도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STX팬오션은 회사채를 통해 5500억원을 마련했다.

대한해운은 1월과 3월 사모사채로 500억원을, 5월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로 500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하나은행으로 부터 1000억원의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기도 했다. 대한해운도 지난 6월 회사채로 8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해운선사들은 이밖에도 선박을 매각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국토해양부가 마련한 '해운산업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방안' 시행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선박펀드에 16척의 선박을 매각해 2300억원을 마련했으며, 최근에는 자사가 보유한 컨테이너 3만2000개를 해외 장비운용사에 738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4월 4월에는 선박을 '세일 앤드 리스 백'(선박 매각 후 용선을 받아 운용) 방식으로 약 2145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해운선사들의 캠코 선박펀드를 통한 선박 매각은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편이다. 해운선사들은 캠코 선박펀드에 당초 64척의 매입해줄 것을 희망했지만 실제는 17척에 그쳤다. 그나마 한진해운이 16척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업계가 최악의 자금난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정부의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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