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의 무리한 자산확대 경쟁에 우려를 표명했다. 건전성과 새로운 수익사업을 고려치 않은 자산확대는 향후 저축은행의 발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성용 금융감독원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는 지날달 3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최근 자산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저축은행이 많이 등장했으나 건전성과 새로운 수익 사업이 동반됐는지 의문"이라며 "무분별한 자산확대는 오히려 저축은행의 발전을 저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회계기준에 따르면 부산과 한국계열 저축은행의 자산이 최초로 8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산순위 상위 7개 (부산·한국·솔로몬·현대스위스·토마토·제일·HK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37조원에 이르고 있다.
양 부원장보는 "자산이 급증한 저축은행의 경우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에 집중한 경향이 강했다"며 "PF대출로 업계 전체가 건전성 위기를 겪은 만큼 무분별한 자산확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축은행의 낮은 소매금융 취급 비율과 소매금융 사업의 경쟁력 저하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양 부원장보는 "지난 2003년 30%를 웃돌던 저축은행의 소매금융 비중이 현재 10%대로 하락했다"며 "이제는 저축은행들이 본연의 업무인 소매금융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업체의 소매금융 사업 연체율이 7%를 넘지 않는데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10%를 넘는 것은 문제"라며 "이는 고객에 대한 상세 분석의 역량이 대부업체 보다 저축은행이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부원장보는 최근 집중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과 예적금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저축은행만 고금리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연말에 편중된 저축은행의 예·적금의 만기를 분산시킬 수 있는 상품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