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고강도 '혁신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입력 2009-11-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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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불황에도 상반기 실적 선방...기업 DNA로 자리잡은 '혁신'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북미 빅3 자동차 회사 중 한 곳인 크라이슬러그룹에 모듈을 공급하며 첨단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현대모비스가 지난 9월 또 하나의 쾌거를 이룩했다.

크라이슬러그룹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2011년형 모델 2개 차종에 장착될 모듈을 수주한 것.

국내 최대의 자동차모듈 및 핵심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는 크라이슬러그룹으로부터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프런트섀시모듈 및 리어섀시모듈을 수주했다.

현대모비스측은 이는 타 모듈 공급업체와의 공개경쟁에서 모듈의 품질·원가·기술·납기 및 협력업체 관리 부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2010년 5월부터 미시건주(州) 디트로이트시(市)에 위치한 크라이슬러그룹의 생산공장(JNAP)에서 생산될 '지프 그랜드 체로키(Jeep Grand Cherokee)'와 11월 생산 예정인 '닷지 두랑고(Dodge Durango)' 차종에 프

런트섀시모듈과 리어섀시모듈을 공급하게 됐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최근 9000만 달러(한화 약 1000억원)규모로 BMW의 준중형 차종에 리어램프를, GM의 캐딜락에 드럼브레이크를 공급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영업이익 굳건

4000개가 넘는 미국 자동차부품업체 중에서 최대 1/3 가량이 절박한 재정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등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올 상반기 현대모비스는 매출액 4조5853억원, 영업이익 7165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7.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6.8% 늘어난 수치로 자동차부품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대모비스의 상반기 실적은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업계에서 평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바로 영업이익. 전문가들은 "환율효과의 영향이 있긴 하지만, 신차종에 대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과 해외이머징마켓에 대한 효율적인 공략이 큰 요인을 차지한다"면서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영업이익 개선의 한계가 있으며, 이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현대모비스가 자체적으로 추진해온 '혁신경영' 노력의 결과"라는데 입을 모았다.

전사적인 '혁신경영' 활동을 바탕으로 해외 OEM 수주확대, 핵심부품 제조사업 강화, A/S 물류거점 확대로 인해 하반기에도 양호한 경영실적이 이어질 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전사적 '혁신활동' 열매 맺어

현대모비스의 경영화두는 바로 '혁신'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26대 혁신과제를 선정하고, 이 과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한 회사 전반의 낭비요소를 개선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신수익모델 창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가고 있다.

우선, 모듈사업 부문에서의 주요 혁신과제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시장중심의 R&D 역량강화'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사업본부에서는 제품별 환경 및 트렌드 분석과 함께 제품별 중장기전략을 수립했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미래 신기술 및 소요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올 2월 해외사업본부 주관으로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 만주벌판까지 영토를 넓혔던 옛 고구려 광개토 대왕의 이름을 본뜬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기아차 납품구조에서 벗어나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를 고객사로 삼아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진정한 글로벌 부품사로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핵심기술이 가미된 제품을 발판으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시장 트렌드 및 고객 및 경쟁사 분석을 위해 전면적인 조직·업무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게 된다.

R&D부문에서 선행기술 개발을 대폭 강화하고, 기술확보 로드맵·프로젝트관리시스템 구축 등 세부과제들을 수행해 나갔다.

신소재적용 등 부품설계 단계에서부터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성능은 높이고 제품원가는 절감하는 연구개발 노력도 함께 병행됐다.

A/S부품 사업에서의 혁신활동은 더욱 두드러졌다. 국내의 경우, 전체 공급망 운영효율 향상과 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영업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해외의 경우, 해외 딜러 및 대리점 판매역량을 강화시켜 소매 판매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또한 시장과 고객의 변화와 행동양식에서 출발해 새로운 시각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시장 확대를 꾀하기도 했다.

전 물류프로세스 개선과 국내외 적정재고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빠르게 나타났다. 운송노선 개선, 지역별 통합 운송, 적재효율 향상 등을 통한 물류혁신은 곧바로 물류비 개선과 고객만족 극대화 개선으로 이어졌다.

또한 단계별 재고 흐름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공급체인 전체 재고를 최적화해 나가려는 노력도 불용재고 감소와 업무생산성 향상이라는 효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실제로 이러한 물류 및 재고 개선을 통해, 지난한 해에만 5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 '기업 DNA'로 발전한 '혁신' 마인드

현대모비스의 '혁신마인드'의 전사적 확산을 위해 김동진 부회장과 정석수 사장이 직접 나섰다. 두 CEO는 본사와 연구소, 다른 사업장에서 과장급 이상 관리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위기극복 의식고취를 위한 CEO 특강'을 최근 실시했다.

이 자리를 통해 글로벌 경영위기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 지난 해 보다 더욱 뼈를 깎는 경영혁신활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강도 높게 추진해 온 경영혁신활동이 어느 정도 체질화된 데다, 위기극복을 위한 의식이 전사적으로 뿌리내리면서, '혁신'은 이제 현대모비스 임직원들의 'DNA'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현대모비스는 이 DNA의 진정한 경쟁력을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의 가시화된 성과로 증명했다.

경영혁신실 윤치환 이사는 "현대모비스의 기업문화에는 '하면된다'라는 정신이 살아 숨쉰다. 그 정신에 '혁신'이라는 도구가 장착된다면 더욱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와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몇 개만 더 있다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래성장 이어갈 '기술혁신'에 역량 집중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개선과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유지해나가는 동시에, 무엇보다 기술혁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모듈부품 기술과 생산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독일 등 다른 자동차부품 선진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천 기술 확보가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시장성장을 주도해나갈 친환경자동차와 지능형자동차 관련 부품 개발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모비스는 모듈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인 에어백, 브레이크 시스템, 에어서스펜션, 전자식조향장치, 램프 등도 직접 개발 및 생산함으로써, 기능통합형 모듈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하이브리드 핵심기술, 지능형 자동차 기술, 센서기술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도 본격 뛰어들었으며, 세계적인 기술동향 및 기술 타당성 분석을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연구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첫 발걸음은 하이브리드자동차 핵심부품 사업으로의 진출.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 전호석 부사장은 "현재 하이브리드자동차용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와 통합 팩키지모듈(IPM)의 양산에 돌입한 상태"라면서 "이 부품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용부품중에서 기능 기여도 부분에서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품으로,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연료전지차에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공용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능형 자동차에 대한 대응은 바로 차량전자화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 6월 현대오토넷과 성공적으로 합병을 이뤄낸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6000억원에 이르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으며, 신규 전장품 수주와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제품을 지능화함으로써 타 완성차업체로의 수출도 3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은 불확실성 해소와 전장사업의 시너지효과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긍적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현대모비스는 특유의 혁신 DNA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도 현대모비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모듈 및 핵심부품의 시스템 기술과 현대오토넷의 전장부품 및 전자제어기술을 접목해,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한, 섀시통합제어기술 개발 등을 통한 제품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하이브리드자동차와 미래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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