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8개월째 증가..연내 최고 기록 경신할 듯

입력 2009-11-0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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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현재 2641억9000만달러..1년7개월래 최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8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빠르면 이달 중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올 연말께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쓰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는 분위기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전달에 비해 99억여 달러 늘어난 264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3월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에 6000만달러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 기록했던 2652억5000만달러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대치로, 현재 추세가 유지될 경우 빠르면 이번 달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통화당국 및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관측하고 있다.

월중 증가액 기준으로도 10월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142억9000만달러와 2004년 11월 142억100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 동안 증가분만 고려하더라도 무려 626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이 같은 추세로는 빠르면 올 연말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외환보유액이 최고치 경신 시점에 일제히 쏠리는 양상이다.

한은은 이날 10월 외환보유액 발표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유입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 만기도래분 회수로 약 15억달러를,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만기도래분 8억달러가 상환된 점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문한근 한은 국제국 차장 역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운용수익 등 기본적인 증가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로화가 크게 약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외환보유액이 이달 말 사상 최대치를 넘어간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당국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연말께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추세적인 상황이고, 당국이 그동안 달러 매수 개입을 꾸준히 단행한 만큼 외환 보유고 최고치 경신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이 밖에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라 기타통화 표시자산의 달러 환산액도 늘었다. 지난달 유로-달러 환율은 1.4631달러에서 1.4717로 0.0086달러(0.58%) 올랐고 달러-엔 환율은 89.76엔에서 90.01엔으로 0.25엔(0.27%) 각각 올랐다.

파운드-달러 환율도 1.59783달러에서 1.64120달러로 0.04337달러(2.72%) 오르는 등 파운드화 강세를 비롯해 유로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기타통화 표지자산의 달러 환산액 역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규 부은선물 계장은 "글로벌 달러화가 최근 국제 외환시장에서 강세로 전환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지난달만 하더라도 달러당 원화값이 1150원 부근까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등 하락 압력이 대체로 높았다"며 "지난달 외환보유액 증가 속도가 가팔랐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 계장은 "달러화 운용수익과 더불어 유로화 및 파운드화 등 강세로 인한 달러화 환산액이 급증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외환보유액 증가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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