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중심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가 살아날 때 한계기업을 과감히 정리 및 퇴출시키고 가겠다는 확고한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 1ㆍ2차 구조조정 당시 세부평가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의 숫자가 금번 3차 신용위험평가 기간 중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
5일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여신규모 10~30억원 규모 외감 중소기업과 30억원 이상 비외감 중소기업에 대한 3차 신용위험평가 작업이 현재 활발히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3차 신용위험평가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세부평가대상 기업 명단에 포함된 기업이 총 1842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차 신용위험평가 당시 선정된 1461개사에 비해 무려 381개 증가한 수치다. 또 1ㆍ2차 당시 세부평가대상 기업들을 모두 포함하면 총 세부평가대상 기업에 오른 기업은 총 4164개사에 이른다.
올 연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100% 보증, 긴급자금지원제도(패스트 트랙) 등 이른바 금융위기 이전 감독 당국이 조치했던 일련의 조치가 종료된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다시 말해, 구조조정 대상 명단에 오를 중소기업이 많아졌음을 뜻한다고도 볼 수 있다.
김종창 금감원장 역시 그동안 수 많은 세미나와 간담회를 통해 "중소기업도 구조조정을 철저히 해야 위기 이후 경쟁력을 가지고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며 조속한 중기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홍 길 금감원 기업재무개선지원단 기업금융2실 팀장은 "그동안 1~3차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전체 4만734개(기본평가대상 3만784개) 중소기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4164개 기업을 세부평가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홍 팀장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하는 등 채권단 기준으로 재무적ㆍ질적 기준에 미달된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을 세부평가대상으로 선정했다"며 "이번 3차 평가를 통해 1842개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금번 세부평가대상 기업 선정 작업과 함께 채권단이 현재 3차 신용위험평가 작업을 통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중에 있다며 내달 15일까지 대상 기업 선정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시중 채권은행단 소속 한 관계자는 "세부평가대상에 오른 1842개 업체에 대한 추가 부실화 가능성을 현재 엄격히 심사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작업이 뒤처지는 대상 업체를 적극 가려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채권단은 지난 10월 15일 현재 1차 신용위험평가 결과 C등급 77개사 중 50개사에 대해 워크아웃 개시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 총 2430억원을 출자전환, 신규여신, 장기대출전환, 이자감면, 만기연장 등의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 9월말 2차 평가결과로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108개사 역시 현재 워크아웃 추진을 위한 실사 및 약정체결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내 한 고위 관계자 역시 "3차 신용위험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한편으로는 이들 기업의 조기회생을 위한 신규대출 및 채무재조정 등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채권단에 적극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