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평가손 '위험수위'...금융당국 예의 주시

입력 2009-11-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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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포함한 보유 유가증권 리스크 관리 지속적으로 유도"

증권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채권운용 손실에 따른 순익 감소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금융감독당국이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권사 수익성과 건전성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이는 지난 9월 기준으로 증권사 보유채권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2분기 채권운용 손실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돈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증권사들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보증권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무려 -83.2% 급감한 310억7300만원으로 확인되면서 실적발표를 마친 10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실적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이 -49.66% 감소한 302억100만원을, 대우증권이 -45.9% 줄어든 223억3400만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유진투자증권(-47.7%, 142억2200만원), NH투자증권(-44.89%, 223억3400만원), 삼성증권(-21.4%, 718억6800만원), 키움증권(-18.17%, 293억1100만원), 대신증권(-13.5%, 569억1100만원) 등의 수준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6% 증가한 616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동양종금증권 영업이익도 48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며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지난 1분기 호조였던 상품운용 이익이 주식운용 부진과 채권평가손 영향이 줄었거나 IB부문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채권평가손 확대가 대체로 실적 악화의 주범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의 평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든 주된 이유는 시중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 손실이 커진 탓이 크다고 현재 평가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 채권평가손실 증가세와 관련해 모니터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창 금감원장도 지난달 30일 시중 증권사 사장들을 대상으로 "금리 리스크 관리에 온 힘을 쏟아달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관리에 소홀함이 없게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금융투자국 한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들이 자기 매매 수단으로써 탄력적으로 운용했던 채권 투자가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및 신종증권 판매에 따른 헤지 수단으로 채권투자 규모가 증가했지만, 이 과정에서 채권투자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못해 손실을 키운 점도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금감원은 RP형 CMA 편입 채권의 듀레이션을 6개월 이내로 낮추도록 규제하는 등 지난 7월 이후 증권사들이 각자 듀레이션 관리를 하도록 유도해왔다. 듀레이션이 길면 금리 상승 시 더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

이 관계자는 "현재 금리 상승에 따른 증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변화를 예의주시 중"이라며 "채권금리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관련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목소리만 높일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국내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평가손실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평가손이 발생하는 동안 그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고 영업이 원활하지 않은 증권사는 현금 확보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등 적절한 위험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예방 및 관리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9월 시중금리 상승이 증권사 재무 건전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증권사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대형증권사에 비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고 증권사 수익성과 건전성에 일부 부담 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증권사가 보유 채권을 포함한 유가증권에 전반에 걸쳐 적절한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채권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경우 스트레스 테스트를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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