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연기금 증시 버팀목 역할해 줄까?

입력 2009-11-06 14:15 수정 2009-11-0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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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주 부재 속에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연중 최저치로 급감하는 등 시장체력이 약화된 가운데 연기금이 순매수 기조를 보여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4월 이후 매도 공세를 지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11월 들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은 지난 7월 초 이후 4개월만에 처음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도 주가 하락 위험에 대비하는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연기금의 특성 상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 상승보단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 줄 수 있다는 선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연기금의 매수 전환 이유는 최근 증시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지난 2007년 이후 연기금과 보험은 12개월 선행 KOSPI PER 11.5배 이상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거나 매수강도를 약화시키는 모습이었으나, PER 10배 이하에서는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실제 PER이 10배 이하로 떨어졌던 2008년 7월부터 7개월 동안 연기금과 보험이 매수한 금액은 2007년 이후 전체 순매수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MSCI KOREA 기준 12개월 선행 PER은 10.7배 수준으로 선진지수(14.3배)와 이머징지수(13.1배) 대비 각각 24.9%, 17.8%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이익 전망치도 여전히 견조하다. 한국시장의 12개월 선행 EPS 전망치는 무려 24주 연속 상향조정 되고 있는데, 주요증시 중 유일무이할 정도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더라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은 물론 2000년 이후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고 있다

게다가 장기간에 걸쳐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연기금과 보험의 입장에서 연말배당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은 “최근 조정국면에서 연기금의 매수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듯이 긴 안목에서 증시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연기금의 특성 상 시장이 다소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매수에 가담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매수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전했다.

곽 연구원은 “연기금의 매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데 보탬을 줄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수 반등을 이끌기엔 역부족으로 지나친 기대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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