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수주물량 중 상당부분이 선복량 대비 발주비율이 높은 일부 선사들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6일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이 10척 이상인 49개 해운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은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 발주 물량 기준 상위 25개 선사들이 국내에 발주한 선박은 총 570척, 70백만DWT로 분석대상 해운사 전체 수주물량의 80%이상을 차지했으며 이들 선사들의 현재 선복량 대비 신조선 발주 규모가 평균 184%에 달했다.
또한 발주된 선박의 절반 이상이 2010년까지 인도될 예정으로 일부 선사들은 선박대금 지급에 대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은 해운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발주물량이 많은 선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조선업계뿐 아니라 용선계약 및 선박금융 등으로 연관돼 있는 국내 해운업계와 금융기관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산은은 특히 발주 잔량이 기존 선대대비 과도하고 단기 인도물량이 많은 선사의 경우 업계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자금난이 가시화되고 있는 프랑스의 CMA-CGM, 대만의 TMT, 독일의 클라우스 페터 오펜, 하팍로이드 등도 산은이 분석한 상위 25개 선사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경제연구소 임재묵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계는 주요 발주 해운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계약조건을 면밀히 점검하여 발주 해운사의 부실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해운불황이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해 장기적 안목의 자금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해운선사들도 용선관계에 있는 해외 선사들의 부실화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금융기관들은 선박금융에 대한 신용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