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연내 기준금리 인상 힘들 듯

입력 2009-11-08 09:43 수정 2009-11-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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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불확실성 요인 탓

한국은행 금통통화위원회가 연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세가 본격화 되고 있지만, 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칫 (금리인상)타이밍을 놓칠 수 있어 향후 더 큰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만약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9개월째다.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작년 10월부터 매달 인하해 올해 2월에는 2.00%까지 낮췄고 그 이후에는 변경하지 않았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큰 결정적인 이유는 앞으로 경기가 탄탄하게 상승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은 성장률이 전기 대비 2.9%로, 지난 2분기의 2.6%보다 0.3%포인트 올라가면서 2002년 1분기(3.8%)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재고 조정이 전기 대비 GDP 성장률(2.9%)에서 차지한 것은 무려 2.9%포인트다.

기업들이 재고를 위해 생산을 확대하지 않았다면 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아직도 경제가 더블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대출 규제 이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금리 동결의 요인에 해당한다.

물가가 불안하지 않다면 당분간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도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신호 없는 금리 변경은 시장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당시 "앞으로 금융완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4분기 이후의 완만한 경제 성장, 선진국 경제, 원자재시장 등을 봐가면서 경기가 꾸준히 좋아지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분간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다수 전문가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말에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를 올린 호주나 노르웨이는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로,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연준이 초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은도 정책의 보조를 맞춰 내년 2~3월 중 0.25%포인트 정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실장은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 우려가 여전히 높아 세계 경제의 회복이 늦어질 수 있고, 여전히 높은 실업률 때문에 내수 활성화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내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때 선제적으로 올려야 향후 대폭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 인상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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