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지난 주말 미국 실업률이 10%를 넘어섬에 따라 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인식 확산과 이로 인한 달러화 약세 지속 전망으로 추가 하락 압력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주 뉴욕 금융시장의 주요 이벤트는 미 11월 FOMC 정례회의와 고용지표 발표였지만 기준금리는 동결된 채 향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시켰고 고용은 여전히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FOMC의 저금리 기조 장기간 지속 시사에 전망에 경기회복의 연속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함을 볼 수 있었는데 주말에 발표된 고용지표는 이런 우려감을 더욱 높이며 달러 약세 기조 연장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영국에서 마무리된 재무장관회의가 경기부양책 유지와 세계경제 균형성장을 위한 시간표
마련에 합의하면서 경기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키로 한 점도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는 재료다.
원ㆍ달러 환율은 따라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추가로 하락 압력에 꾸준히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나, 방향성을 결정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하고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여전해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원ㆍ달러 환율 흐름이 미 FOMC 결과 및 고용지표 발표가 있기 이전 수준 박스권으로부터 레벨을 다소 낮춘 1160~1800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상으로도 지난 주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 압박이 예상되고 은행권 참가자들의 숏 마인드 강화 속 환율은 추가 레벨 다운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역외 참가자들 역시 달러화 매도 스탠스 강화 속 방향성 탐색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이날 국내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상승세가 얼마나 뒤따라 줄 것이냐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 하락 폭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증시는 지난 10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주요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 조정 덕분에 소폭 오른 채로 장을 마감해 이날 원ㆍ달러 환율에 하락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글로벌 달러화는 그러나 지난 주말 미 실업률 악화에 따른 AL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초저금리 정책 지속 가능성과 경기회복 부진 우려, 그리고 위험자산 수요 감소 등으로 유로화 대비 상승했다.
이에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뉴욕증시 상승과 달러화 강세 전환이라는 엇갈린 재료를 반영하며 소폭 하락했다.
지난 주말 뉴욕 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116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가 +0.90원 수준인 점을 고려시 이날 NDF 종가는 지난 주말 종가 1168.00원보다 1.90원 하락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일단 지난 주 FOMC회의를 통해 경기측면에서 소비에 대한 평가가 좀더 긍정적으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경기시각이나 물가, 그리고 통화정책 기조 모두 지난 9월 회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던 만큼, 달러화에 대한 약세 기조는 유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따라서 "지난 주 1160선까지 재차 몸을 낮춘 원ㆍ달러 환율이 금일 역시 추가적인 저점 테스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역외가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최근 원ㆍ달러 고점 매도 원칙을 벗어나지 않고 있어 이들의 매도 압력이 지속될 것인지에 신중한 답변이 요구된다"며 "오히려 결제 수요가 저점 매수 원칙을 지키는 만큼 환율의 낙폭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딜러는 "다만, 역외 매도세가 얼마나 살아나 줄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FOMC와 고용지표 발표 이후에도 원화에 하락 압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시 움직임을 주목한 채 관망세를 유지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