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들의 담합행위(카르텔)에 대해 '철퇴'를 빼들었다.
기존 참여정부 시절 재벌 위주 규제를 내놓으며 '재계의 저승사자'로 군림하던 공정위가 최근 들어 서민생활에 관련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이은 제재조치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월 취임한 정호열 위원장은 카르텔에 대한 강력한 제재의지를 밝히고 나서 기업들이 바싹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 위원장은 취임 전 경제개혁연대로부터 친대기업 성향의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지만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연일 기업들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는 오는 12일 전원회의를 열고 6개 LPG 공급업체의 담합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과징금은 사상최대인 1조원대가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E1·SK가스 등 LPG업체들이 지난 2003년부터 담합을 통해 LPG 공급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유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LPG업체들은 국내 LPG시장이 SK가스·E1 등 소수 업체가 LPG를 수입해 판매하는 구조여서 사실상 이들의 수입가에 시장가격이 수렴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해명한다. 사실상 과점구조인 셈이다.
아울러 소주업체들도 출고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으며 다음달 과징금이 부과될 전망이다. 또한 공정위는 화물운송료를 담합한 혐의로 20여개 국내외 항공사들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내년초쯤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이 밖에 공정위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4대강 사업 관련 15개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공정위의 제재방침에 대해 기업들이 적잖이 반발하고 있어 향후 법적 공방 등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