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감사원과 공동으로 3년여 만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내달 본격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관계 당국 및 기업은행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에 대해 오는 23일 1주일 간 예비조사를 실시한 이후 내달 1일부터 약 1달간의 일정으로 종합감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참고로 금감원과 감사원이 공동으로 시중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종합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이후 한동안 중단됐던 국책은행 종합검사가 현 시점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기업은행을 대상으로 종합검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06년 하반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금감원은 당초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연내 시행키로 계획했으나 국정감사 및 감사원 감사 등의 일정이 겹쳐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역시 연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이 우세했으나 최근 시중 은행들의 영업 실적 개선세가 빠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채권단 중심 구조조정 이행 여부 등의 중간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연내 종합검사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업은행 종합검사에 앞서 1주일간의 예비조사 기간이 추가된 점 또한 두 기관의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검사시기가 다소 늦춰진 영향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은행의 경영실태평가 기준(CAMELS)에 따라 이번 기업은행의 경영 전반을 검사할 방침"이라며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금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했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2년마다 실시하는 경영실태평가 2등급 기준 규정에 따른 금융기관 종합검사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시적으로 연기됐던 것을 이번에 실시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과 대손충당금 적립 적정 규모 및 자산건전성 분류의 적정성 여부, 기업구조조정 추진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등 최근 시중 금융기관 감독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현재 감사원과 공동으로 종합검사에 나설 것인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피감기관인 기업은행측에서는 금감원과 감사원의 공동 종합검사 착수 소식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어차피 한번은 받아야 할 종합감사였는데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양 기관에서 공동으로 한 꺼번에 받는게 효율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도 이번 기업은행 종합검사 참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만약 성사될 경우 기업은행은 금감원, 감사원, 한은 3 기관으로부터 합동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