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분기실적 발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되도록 이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아 그 속내가 궁금해진다.
상당수 기업들은 공정공시를 통해 3분기 점정치를 발표한다.
이런 공시 제도를 악용해 코스닥의 일부 기업들의 경우엔 실적을 과대포장해서 엉터리 수치를 발표한 후 슬그머니 분기보고서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아직까지 실적 발표 마감일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회계 감사를 받은 분기실적(확정치)만을 공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렇게 분기보고서를 내는 기업들 중엔 흔히 말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자사의 실적을 알리기 꺼리고 있다.
사연인 즉, 대기업의 단가 인하라는 커다란 장벽에 부딪힐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에 실적이 좋았으니 다음 계약건부턴 단가를 인하하라는 엄청난 압력을 가해온다는 것.
금융위기를 이겨내면서 OECD 국가 중 가장 견실하게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환율효과 뿐 아니라 밑바닥에서 묵묵히 일해온 우리 중소기업의 힘이 컸다. 심지어 납품업체들의 일방적인 희생이 숨어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의 혜택은 나누어 가져야 한다. 중소기업 없이 대기업이 존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어느 한곳이 피해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다같이 향상하는 최적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갉아먹으려는 대기업이 있다면 이는 기업윤리를 떠나 최소한에도 못미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