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선진 증시와 디커플링 이유는?

입력 2009-11-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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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기대 선반영·원화강세가 원인...내수주 대응 바람직

최근 국내 증시와 미국을 비롯한 선진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1월 들어 지난 10일 현재까지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0.1%를 기록해 일본 증시(니케이225지수)를 제외한 해외 증시가 5% 전후로 상승한 것에 비하면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열렸던 G20 재무장관 회의결과에 대한 선진국 증시와 국내증시의 반응도 사뭇 다르다.

미국 다우지수의 경우 다시금 1만선을 강하게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가에 오르는 뚜렷한 강세를 나타낸 반면, 국내증시는 서해 교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갑작스레 부각됐다고 하지만 9~10일 이틀간 '전강후약' 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해외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좀체 늘지 않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증시 반등을 막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선진 증시와의 디커플링 원인으로 경기회복 속도의 차이로 인해 정부정책에 대한 의존도나 중요성이 다소 다르게 받아들여진 점과, 지속적인 정책지원으로 달러화 약세추이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경기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미약한 상황에서 글로벌 출구전략이라는 위협에 노출돼 있던 선진 증시는 G20 회의를 계기로 심리적 안정성을 되찾을 수 있었고, 당분간 경기회복이라는 펀더멘털적인 요인에 발맞춰 주식시장의 추가상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된 반면, 국내증시는 초기의 빠른 회복세에 비해 경기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주가측면에서 선진 증시와의 가격갭도 여전해 단기적으로 추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코스피지수와 선진 증시를 대표하는 다우지수나 독일 DAX30의 연초대비 상승률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연초대비 40% 이상 상승하면서 이머징증시 전반을 이끌었으나, 다우지수와 DAX30은 상승률이 16%에 불과하다.

또한 달러화의 추세적인 약세가 달러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외국인 매수가 강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원화강세로 인한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및 인플레이션 헷지용 원자재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이 파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달가운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과 유가 수준이 주요 박스권의 상·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계심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어 이 역시 선진국과 국내 증시의 단기적인 차별화를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하지만 이러한 디커플링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최근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의 선진 증시에 대한 '키 맞추기' 흐름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세 자체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에 있어 수출이 차지하는 역할과 제조업의 비중을 감안하면, 선진국 경기의 회복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 국내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내증시의 상대적인 약세에는 옵션만기를 앞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나 프로그램 매물 등 수급적인 열세가 끼친 영향도 작지 않은데, 최근 프로그램 매물부담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옵션만기일을 계기로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수 있어 투자심리는 점진적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선진증시와 국내증시 간 차별화 양상이 지속된다면 이를 저점매수 기회로 삼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달러화 약세기조가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해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환율이 1150원에 대한 지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내수주 중심으로 대응하고,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건설주나 소비관련주(의복, 광고, 유통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 증시의 강세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는 제한적인 수혜로 작용하고 있지만, 해외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뒤늦게라도 키 맞추기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강 연구원은 "금주에 미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11월 미시건대소비심리지표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따라 재차 방향성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경기 회복세 지속이라는 큰 틀에서는 긍정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미 증시의 강세와 달러 약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내수주 및 원화 강세 수혜주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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