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투데이] 외환당국 1150선 레벨 용인하나?

입력 2009-11-1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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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급속한 연저점 근접에 따른 경계감 지속으로 하락 폭이 제한 받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 안팎을 둘러싼 제반 환경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지지하며 전저점(1155.10원) 돌파 기대감을 높여가는 상황이지만 외환당국이 연일 개입에 나서며 환율 하락을 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은 금주 들어 불과 3거래일 만에 17.60원 하락하며 빠르게 전저점에 근접한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에게도 현재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외환시장내 달러화 하락 추세가 뚜렷한 만큼 당국도 더 이상의 인위적인 추가 매수 개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고개를 들며 원ㆍ달러 환율 1150선 안착이 점차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전일 장 후반 서해교전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방향성을 보이지 않던 역외가 장 후반 들어 매도에 나서면서 환율 하락 폭을 확대했지만 당국이 더 이상 매수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따라서 당국이 이전에도 그랬듯이 하락 추세 자체를 막아서는 것보다 속도 조절 차원의 매수 개입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며 하락 압력이 꾸준히 지속되는 만큼 전저점 이탈은 시간 문제라고 판단했다.

당국이 장 후반 역외 매도 포지션 전환에 1160선 레벨 사수를 위해 매수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1150선을 내준 채 장을 마감, 당국이 특정 레벨을 지키려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현재 시장의 판단이다.

주요 해외 IB들도 올 연말까지 원ㆍ달러 환율 전망치로 작게는 1150원에서 많게는 1075원를 내놓는 등 외환당국의 레벨 사수와 관계 없이 달러화 약세 지속에 따른 원화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올해 말 달러화 전망치로 지난달 9일 내놨던 1175원을 무려 100원이나 밑도는 1075원으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3개월 이후 달러화 전망치 종전 1250원보다 100원 떨어진 1150원으로 수정 발표했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와 JP모건도 각각 1106원, 1130원을 제시, 이 또한 종전 발표치에서 40~50원 낮아진 수준이다.

이처럼 주요 IB들이 올해 말 달러화 전망치를 대폭 낮춘 이유는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고 뉴욕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지속되고 안전자산인 글로벌 달러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IB들이 큰 틀에서의 달러화 약세 흐름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 흐름 자체는 역외가 특별한 포지션 설정을 미룬 가운데 1157~8원에서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등장하고 1160원 부근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되는 등 현재 제한된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라, 추가 하락을 촉발시킬 유인만 기다리고 있다. 이 경우 역외를 중심으로 전저점 경신은 예상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최근 서울환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달러 약세 현상에 대해 당국이 방향성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며 인위적인 대규모 매수 개입이 아닌 환율 하락 속도 완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2일 원ㆍ달러 환율 역시 뉴욕증시는 초저금리 정책 지속에 따른 낙관론이 확산돼 상승세를 보이고 달러 지수가 밤사이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역외 선물환율이 소폭 오름세를 보여 보합권을 맴돌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달러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상당 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다 뉴욕증시 강세, 세계 경기회복 기대 증폭에 추세적 약세 기조로 방향을 튼 지 오래"라며 "당국이 무작정 매수개입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뉴욕 현지에서도 달러화가 상당 기간 초저금리 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Fed 고위 관계자들이 확인시켜줬다"면서 "펀딩 통화인 달러화가 지속적인 하락 압력에 노출된 양상인 만큼, 역외가 매도로 확실히 돌아선다면 전저점 경신은 예상보다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발표을 앞둔 상황이라 전일에 이어 숨고르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당국의 개입 우려보다 달러화 하락 압력이 우세해 꾸준히 1150선 안착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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