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협력사와 상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 통신시장이 타 산업으로 확대됨에 따라 협력사의 역할을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인식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협력사의 이탈을 방지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으로 '당근과 채찍'을 내세우고 있다.
KT는 우수협력사를 제외한 부실업체를 솎아내며 내실을 다지고 있고, SK텔레콤은 상생협력 비전을 제시하며 결속을 다지는 등 협력사 달래기에 나섰다.
방법은 다르지만, 두 기업 모두 궁극적으로 상생협력과 수익성 제고 측면이라는 점에서 업계 판도 변화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현재 484개인 정보통신공사 협력사를 향후 3년간 직영공사가 가능한 업체 위주로 정예화해 내년 1월까지 308개(신규업체 포함)로 줄이고 2011년 말까지는 240개로 축소한다.
KT의 이 같은 '채찍'정책은 정보통신공사 협력사중 상당수가 연간 공사물량이 10억원 미만의 영세 시공사로 직영공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재하청을 주는 구조로 공사를 진행 할 수 밖에 없어 안정적인 공사 품질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KT의 입장이다. 협력사 정예화 방침에 따라 협력사 평가 및 선정시스템도 정비할 계획이다.
시공품질점수,신용등급,기술인력보유,필수보유장비,관련 특허보유 등 모든 평가항목을 100% 계량화하고, 품질평가 결과를 협력사 성과관리시스템에 등록하도록 해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협력사의 정예화로 '채찍'을 들었다면, 13일에는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서는 협약을 채결하며 '당근'을 내밀었다.
이 협약을 통해 KT는 최저낙찰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일물복수가 제도와 함께 목표가격을 결정할 때 덤핑입찰을 배제하도록 입찰가제한제를 적용, 중소기업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찰가제한제는 평균 입찰가격을 과도하게 벗어나는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를 탈락시키는 제도다. 덤핑으로 시장을 독식하고 교란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고 품질 경쟁력이 있는 우수 중소기업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다.
KT 이석채 회장은 “협력사가 건강해야 KT가 건강해진다는 측면에서 기술을 보유하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협력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은 KT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기업윤리를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KT와 중소협력사 간에 건전한 IT 생태계를 구축해 IT산업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협력사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난 11일 ‘R&D Collaboration Day’를 열고 60여 개 ICT 기업 CEO 및 임원 100여명을 초청,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이 행사를 계기로 ICT 기술을 통해 전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 및 ICT 산업 발전을 위해 협력사와 긴밀한 상생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변재완 네트워크기술원장은 “SK텔레콤과 협력사 관계는 ICT 에코시스템에 기반한 동맹 형태로 진화하고, 공동 R&D를 통해 동반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술 트렌드 및 정보의 상호 공유로 글로벌 시장에서 공조할 수 있는 R&D 상생협력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