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실전 및 모의 투자대회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건전한 투자문화 조성이란 본래 취지와는 달리 과도한 경품 제공으로 대박심리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단기간에 그치는 이벤트성 행사에 본래 취지 이상의 과도한 경품이 제공되면서 투기성을 가진 수익률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신규 및 충성고객 유치와는 달리 이들 투자대회만을 노리고 '철새'처럼 증권사를 옮겨다니며 투자대회에 참가하는 전문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대박 수익과 함께 대회 수상을 영광을 꿈꾸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벤츠와 폴크스바겐 등 수입차에 LED TV, 냉장고, 수십억원대의 계좌 운용권을 비롯해 취업기회까지 경품으로 내걸은 증권사의 투자대회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총상금 2억원이 걸린 파생상품 실전투자대회를 오는 12월25일까지 10주간 진행하고 있으며, 우승자에게는 고급 외제 승용차인 벤츠 뉴 E-클래스와 폴크스바겐 골프승용차를 비롯해 대회 기간 2주 단위 구간 수익률 우수자에게는 노트북과 고급자전거 등의 경품을 지급한다.
이달 27일까지 주식워런트증권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도 1등 상품으로 1000만원 상당 고객 지정 상품, 2등은 500만원대 LED TV, 3등은 300만원 상당의 냉장고를 걸었으며, 12월4일까지 선물투자대회를 진행하는 이트레이드증권은 수익률 상위자를 선정해 계좌운영권을 제공한다. 또한 지난달 투자대회를 마친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총 1억4000만원 상당의 시상에 취업 우대라는 특전을 내걸기도 했다.
증권사들이 과하다 싶을 정도의 경품을 내걸고 투자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투자대회 기간 동안 들어올 수익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신규 및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 더 크다.
기존 고객들이 투자대회 개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으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한 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가 일반화 된 상황에서 주식(선물)거래라는 것이 분초를 다투는 만큼 익숙해진 HTS를 두고 타 증권사로의 이탈을 방지하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금융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우승을 하기는 어렵다. 투자대회때마다 증권사를 옮겨다니며 대회에 참가하는 전문투자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투자대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과거보다 그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특정 증권사가 투자대회를 개최한다고 하면 다수의 전문투자자들이 옮겨와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일반투자자들이 전문투자자들을 이기기 어려운 만큼 큰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투자자들의 경우 투자대회가 끝나면 본래 이용하던 증권사로 돌아가기 때문에 본래 개최 취지에 어긋나 증권사들도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