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12일부터 각 상임위원회별 내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지만 곳곳에 난관이 도사리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세종시 및 4대강 사업, 세제개편안, 미디어법 등 관련 여야 간 입장차가 첨예해 쉬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끝난 닷새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세종시와 4대강 사업, 감세정책 등을 놓고 여야 및 당국 간 이견이 대립됐다.
무엇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한 일부 상임위가 심의 일정을 아직 잡지 못해 예산심사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정부가 4대강 사업 항목별 세부 예산내역을 제출하지 않으면 국토해양위와 예결특위의 예산심의를 전면 거부키로 했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가 법인세·소득세율 인하 등을 담은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언제 처리하는지도 관건이다.
기획재정위의 세제개편안 처리가 완료돼야 세입예산이 확정되므로 추가 예산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획재정위를 중심으로 법인세 인하는 기존안대로 시행하되 내년도 소득세율 인하를 유예하고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방인이 검토되고 있어 감세정책이 수정 또는 유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지난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 간 '부자감세' 논란이 이어졌고 심지어 정운찬 국무총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감세정책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놔 향후 세제개편안 처리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회 예산안 심의의 법정시한은 다음달 2일까지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법정시한 내 처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대운하 의심 사업인 4대강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 예산을 한푼도 깎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4대강 사업 내년 예산 6조7000억원 중 5조원만 줄여도 교육·복지 예산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내년 보건·복지 예산이 81조원에 달하는 등 관련 예산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