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주식선물 종목 수만 늘리면 뭐하나

입력 2009-11-13 13:18 수정 2009-11-1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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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 수수료 낮추고 거래규모 늘려야...시장 참가자 확대도 급선무

한국거래소가 오는 12월 14일 10개 종목의 주식 선물을 추가로 상장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선 단순히 종목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도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다음달 14일 기아차 등 10개 종목을 주식선물시장에 추가 상장하기로 결정했다.이번에 상장되는 종목은 기아자동차, 대우증권, 대한항공, 두산인프라코어, 삼성물산, 하이닉스, 현대제철, GS건설, NHN, SK에너지 등 10개다.

지난해 5월 6일 시장 개설 당시 편입된 종목은 삼성전자, 신세계,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현대차, KB금융, KT, KT&G, LG디스플레이, LG전자, 포스코, SK텔레콤 등 15개였다.

이로써 주식선물시장 상장 주식은 25개 종목으로 늘어나게 돼 기존에 비해선 다소 활성화될 여지가 커졌다. 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신규 상장된 10개 종목 중 특히 하이닉스와 대한항공의 신규 상장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하이닉스의 상장에 대해선 거래소에서도 상당히 노력을 했다는 후문이다.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경우엔 올해 들어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경우엔 파생상품인 주식선물 상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업계의 입장을 받아들여 우여곡절 끝에 이번 상장 종목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주식선물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기 위해선 투자자들의 니즈에 맞는 보다 많은 종목들의 상장이 이뤄져야 하고 제도적인 문제들도 상당부문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8넌5월6일 개설된 주식선물시장은 시장 개설 1년 만에 세계 주요시장 중 7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현재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금융만이 전체 거래 비중 74.2%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고 여타 종목들은 거래량 부진으로 실질적인 매매 자체가 어렵다.

2009년 4월 일평균 24만 계약이 넘던 주식선물 거래량이 10월에 9만4000계약, 11월에 8만5000 계약으로 감소했다. 30만 계약을 넘던 미결제약정도 최근 20만계약을 넘지 못하고 있고, 거래대금 역시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2008년 10월 공매도 제한 조치로 주식선물이 상대적 수혜를 받았으나 2009년 6월 제한조치가 해제되면서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거래 규모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투기적인 수요가 상존해야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현재 주식선물의 경우 LP(유동성공급자) 숫자가 워낙에 적다. ELW의 경우엔 LP들이 대량의 유동성을 공급해주고 있어 활성화가 잘되고 있는 반면 주식 선물의 경우엔 그렇지 못하다.

최초 주식선물의 경우 LP가 4곳(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NH선물, 메리츠증권)이었으나 현재는 NH선물이 빠져 증권사 3곳만이 LP로서 활동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LP선정과 관련된 일련의 절차를 밟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상장일인 12월14일의 1주일 전까진 확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 선물사 등과 접촉을 진행 중으로 늦어도 12월 초엔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ELW의 경우엔 LP들에 대한 평가가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주식 선물의 경우엔 상장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평가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LP공급자인 증권사(선물사)들에게 돌아가는 혜택 자체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LP들에게 세금 면제와 같은 혜택을 일부 부여하더라도 제대로 된 평가와 더불어 대량 매매 제도 등의 도입이 이뤄져야만 실질적인 활성화를 이뤄낼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업종 다양화를 통해 주식선물 활용도를 높이고, 현·선물 연계거래를 통한 공정가격 형성 도모 그리고 기관 및 외국인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주식선물을 추가 상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 중 은행 및 보험의 참여 실적은 미미하고 연기금과 공제는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화증권 이호상 연구원은 “주식선물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헤지용으로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상품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LP가 헷지를 할때 현물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수료 0.3%도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10개 종목의 추가 상승에 있어서 거래소의 노력이 상당히 있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단순히 종목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수료, LP등의 문제 등을 다각도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최근 주식선물 시장의 경우 질적인 측면에서 탄탄해 지고 있다”며 “10개 종목의 추가 상장으로 양적인 측면의 성장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어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적은데 가장 큰 이유는 장중 대량 매매 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만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선물 매매를 하고 있는 익명의 증권사 매니저는 “투자자들의 입맛에 호응할 수 있는 보다 획기적인 종목 선정이 추가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주식선물 대비 위험이 큰 ELW의 경우 주식선물보다 다양한 종목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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