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불황 타개 위한 '적과의 동침'

입력 2009-11-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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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라인 TSA 재가입 유력...국내 선사간 제휴도 활발

해운업 불황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가운데,세계 해운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한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치킨게임을 벌이던 해운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내년 중 아시아~미국간 수출항로 운임동맹인 태평양항로운임안정화협정(TSA)에 재가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라인은 지난 2002년 TSA와 태평양항로서항안정화협정(WTSA)에서 잇따라 탈퇴하면서, 저가운임과 컨테이너 대형화 등을 통해 해운업계 치킨게임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5년만에 TSA 재가입을 검토하는 것은 최근 태평양항로의 불황으로 약 30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되면서 더 이상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해운업의 침체로 대형 선사들이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각국이 자국 해운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머스크라인이 TSA에 재가입하게 되면 TSA의 태평양항로 점유율이 90% 이상 높아져 해운선사들의 운임협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TSA에는 현재 국적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해 14개 선사가 포함돼 있다.

국적 선사들의 제휴도 활발하다. 국내 양대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난 9월 21일부터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에서 각사 선박에 상대회사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선복교환'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운영중인 싱가포르~콜롬보~수에즈~미국 동부 노선(SZX)을 이용하고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운영중인 대만~상하이~부산~파나마~미 동부 노선(AWN)을 이용해 각각 150TEU 정도의 선복을 교환하게 된다.

150TEU 정도의 선복교환은 국내 다른 해운업체에서 또는 국내 선사와 해외 선사 사이에서는 이미 진행하던 방식이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간 선복교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달 12일부터는 태국선사인 RCL과 현대상선, STX팬오션이 한국ㆍ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주요 항만을 잇는 신규 서비스를 개설했다. 3개 선사의 컨테이너선은 신규 항로에 교대로 투입된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주요 교역국인 인도네시아에 기항하는 항로를 보유하게 돼 앞으로 연간 약 3만4000TEU의 물동량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현대상선은 '뉴월드 얼라이언스' 회원사인 CMA CGM, DP 월드와 함께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스블락트 2 컨테이너터미널을 개발, 운영할 예정이다.

또 STX 팬오션은 세계적인 곡물회사인 미국 번기, 일본 이토추 상사와 함께 연간 800만톤 이상의 곡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곡물 터미널을 2011년 미국에 완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유럽계 선사를 중심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치킨게임을 벌였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해운업체들의 제휴가 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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