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단기 부동화 뚜렷.."투자처가 없다"

입력 2009-11-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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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단기 부동화 지속 전망

올해 상반기 급속한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며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최근 조정 양상이 전개되면서 경제 불확실성 또한 높아짐에 따라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뚜렷한 모습이다.

아울러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면서 시중 자금을 단기로 굴리려는 유인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 여전히 단기상품만 찾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및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시중 단기자금은 약 64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기록한 557조9000억원보다 무려 87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통상 단기자금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을 포함한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매출어음, 종금사 및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더한 수치다.

금융권 및 증권업계는 이 수치에 지난 1년간 증권사 고객예탁금 증가분 약 4조4000억원을 더하면 실제 단기자금 증가분은 무려 92조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자금은 만기가 짧은 은행 예금으로 쏠리고 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6월 이후 석달간 9조5000억원 증가한데 반해 3년 이상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실세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수시입출식 예금도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10월까지 석달 동안 10조에 달했다. 참고로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 지난 4개월간 은행권으로 유입된 시중 자금의 절반 이상이 단기 자금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당시 연구소는 주식시장이 상반기 오름세에서 벗어나 조정을 받고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으로 주택 매입이 힘들어지자 은행으로 돈이 쌓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소의 전효찬 수석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외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초까지 시중자금 단기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시중 자금의 이러한 단기 부동화는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장기자금 공급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경기회복의 잠재적 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 모 은행의 상품 팀장 역시 "금융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는 데도 이처럼 은행 수신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경쟁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투자자들이 단기로 자금을 굴리려는 수요가 워낙 강해 최근 3개월 단위로 고금리를 지급하는 은행권 예금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여서 시중 자금을 당분간 단기에 묻어두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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