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 유입으로 1620선을 돌파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 되면서 혼자 뒤쳐져 있었으나 모처럼 상승탄력을 높였다.
특히 증시 수급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가 눈에 띄고 있다. 지난 19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 규모를 보이며 지난 9월 18일(1조 4184억원)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에서 다시 한번 지수상승을 이끌 주체로 부각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일의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단발성으로 그치면서 다시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1600선을 넘어선 지수의 안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전일 외국인 매수세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어 들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이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동조하기 보다는 관망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아직까지 대외적 변수에 크게 흔들리고 있는 국내증시가 전일 경제지표 부진과 반도체주의 하락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 미국 증시의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이와 같은 취약한 증시 기초체력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1630선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6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당장에 돌파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20일선을 넘어서고,하락 추세대도 돌파함에 따라 새로운 상승 추세의 형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거래량, 거래대금의 정체, 매기 확산의 미미함은 상승 추세 강화에 있어 꼭 해결해야 할 요소들이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시장에너지의 강화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맞닥드린 60일선과 일목균형표의 구름대는 만만치 않은 저항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60일 이동평균선과 구름대 하단은 같은 지수대로 단기적으로 이 지수대(1630선)을 넘어서기보다는 20일선과 60일선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물량 소화 과정과 시장에너지 응축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예상되는 물량소화 과정은 상승 추세속에 단기 숨고르기 국면이며, 코스피가 상승 추세로 전환하는 패턴 형성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조정시 저가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 역시 "국내 증시의 흐름은 기존의 차별적 부진세에서 당장에 크게 벗어나기는 어렵겠지만 운신의 여지는 다소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흐름이 120일선에서의 지지와 20일선에서의 저항을 기준으로 형성되었다면, 당분간은 저항선의 범위를 60일선까지로 넓혀 잡을 수 있는 여지는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뚜렷한 주도주가 쉽게 부각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종목별 공략은 쉽지 않다"며 "기존의 짧게 보는 시각과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유지하되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를 중심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시장대응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