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12월 결산법인들의 올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업종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현대증권이 내 놓은 '2009년 3분기 상장사 실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금융위기 파고를 맞은 가운데서 올해 3분기 기업들의 매출 감소세는 둔화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번에 분석된 1310개 기업의 3분기 매출액은 240.3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소폭(-1.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마진개선 및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3%, 207% 증가한 20.2조원, 20.3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분기 매출액의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는 2분기(-2.0%)대비 둔화되며 회복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은행, 기타 금융, 부동산 등 금융업 영위하는 26개사를 제외한 제조업 1,284개사의 3분기 매출액은 약 228.5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소폭(+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조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이는 2008년 분기별 영업이익 최고치인 17.9조원(2008년 2분기)을 소폭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이다. 3분기 순이익은 18.2조원으로 기저효과 및 실적개선 효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큰 폭(+222.6%)으로 증가했다.
◆반도체ㆍ자동차ㆍ디스플레이 산업 ‘으뜸’
3분기 매출액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에 크게 기여한 산업은 반도체ㆍ자동차ㆍ유선통신ㆍ디스플레이 등으로 나타났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산업은 석유정제ㆍ철강ㆍ종합상사 등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3분기 영업이익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 상위산업은 반도체(+17.0%), 전력(+14.2%), 디스플레이(+5.4%), 자동차(+5.3%)등이며, 순이익의 경우는 반도체(+78.2%), 전력(+22.3%), 자동차(+20.1%), 디지털기기ㆍ가전(+13.4%)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순이익 증가율 종목 투자 ‘엑셀런트’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과 주가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기업 실적 중 순이익이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법인들도 주가가 상승하기는 했지만 순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따라 잡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회사는 아이에스동서와 디아이, SK케미칼, 기아자동차, 선진 등이다.
아이에스동서는 타일, 위생도기, 콘크리트 파일 등 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업체 업체로 지난 2008년 8월 동서산업에서 아이에스동서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5억41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3741.51%라는 놀라운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 역시 상승세를 보여 연초 6710원에서 9월말 현재 7890원까지 올라 17.5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비록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비금속광물 및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디아이는 반도체 검사장비를 제조·공급하는 업체로 올해 3분기까지 71억95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려 2854.20%라는 급증세를 나타냈다. 아이에스동서와 마찬가지로 소형주에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44.51%로 기대치에는 모자랐다.
순이익 증가율 3위는 SK케미칼로, 이 회사는 올해 3분기까지 1538억94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동기대비 2528.52% 증가했다. 주가의 경우 연초 2만7000원대에서 9월말 현대 6만5000원대까지 치솟아 143.7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화학업종 지수 상승률과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90~100% 상회한 수준이다.
기아차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464억2500만원으로 2068.9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주가 상승률은 순이익 증가율 상위 5개사 중 가장 높아 6500원대이던 주가가 1만8000원대까지 올라 183.97%의 급등세를 연출했다.
배합사료 및 식육식품 제조업체인 선진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8억9900만원을 기록해 2019.99%의 증가율을 보였다. 주가 역시 극심한 거래량 속에서도 꾸준하게 상승해 연초대비 87.06%의 상승률을 기록, 음식료업종 지수 상승률을 가볍게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