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주기를 현행 4년에서 5년으로 늘려달라는 재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세청은 지난 9월 3~6년으로 불규칙했던 매출액 5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정기 세무조사 주기를 4년으로 고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09년 법인세 정기 조사대상 선정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상공인 대표들이 기간연장을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ㆍ신정택 부산상의 회장 등 상공인 대표들은 20일 백용호 국세청장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세무조사 기간이 과거 통상 5년 주기에서 4년 주기로 줄어 결과적으로 세무조사가 한층 엄격해진 셈이라며, 주기를 5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백 청장은 4년 주기로 하겠다고 발표한 지 몇달 되지 않아 정책의 일관성상 5년으로 늘리는 것은 어렵다며 상공인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어 세수 확보를 위해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아니라며, 4년 주기로 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이익이라고 부연했다.
또 최근 세무조사 건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10월 경제위기를 맞아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일시 유예·중지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백 청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의 법인대상 세무조사 비율은 통상 연 1% 미만이며, 올해 0.7~0.8%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의 법인 대상 조사비율인 5%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손 회장과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이순종 한화 부회장,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 등 기업인 40여명이 참석했으며 ,국세청에서는 백용호 청장과 이전환 법인납세국장, 이종호 개인납세국장, 원정희 재산세국장, 송광조 조사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