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3社, 두산엔진 신용등급 일제히 강등

입력 2009-11-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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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전망 불투명..자본잠식 우려에 자회사 출자 부담 가중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세계 2위 선박용 엔진 제작업체인 두산엔진에 대한 신용 등급을 지난 주말 일제히 하향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조선산업 전반의 경기 하강 본격화로 두산엔진의 신규 수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통화옵션 계약 차액 정산으로 인한 대규모 자금 유출, 자회사 출자 부담 가중, 2ㆍ3대 주주의 유상증자 불참 등의 우려 때문.

한국기업평가ㆍ한국신용평가ㆍ한신정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지난 20일 두산엔진 신용 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신평사들은 두산엔진이 선박용 저속 대형 엔진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시장 지배력 행사 전망에도 불구 ▲조선 시황 하락으로 인한 수주 부진 ▲관계사 출자와 파생상품 정산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수주 부진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위한 3000억원 유상증자에 대한 2ㆍ3대 주주의 불참에 일제히 주목했다.

한신평은 먼저 두산엔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수주 급감 및 수주 취소 등으로 기보유 수주 잔고가 2008년 말 실적을 최고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가운데 수주잔고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종전과 다른 모습이 감지돼, 수주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두산엔진의 사업역량에 있어 핵심이자 최대 강점으로 평가되는 주요주주사와의 영업 거래에 있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의 신규수주 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이들 수주 잔고 절대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

한신평은 이 같은 시황 부진 장기화시 두산엔진의 현금 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에 대한 압박 계속될 전망이며 현재 진행중인 자본 확충에도 면밀한 관찰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신정은 재무적인 측면에서 지난 2007년 하반기 미국 잉거솔랜드(Ingersoll-Rand)사의 소형 건설중장비 부문인 밥캣(Bobcat)을 비롯한 3개 사업 부문(두산 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 이하 DII) 인수에 따른 지분출자 6억5000만달러로 인해 발새한 대규모 외부 차입과 지난해부터 지속된 파생상품 계약의 차액 정산에 따른 외부차입 급증에 주목했다.

두산엔진은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했으나 ,2006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에 2007억원을 투자하면서 차입금이 늘기 시작, 지난 2007년에는 밥캣 인수에 6244억원을 투자하면서 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2005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설비 투자에 총 4348억원의 투자를 집행했고 지난해 이후 환율 급등으로 키코 등의 파생금융상품 정산에 따라 대규모 자금소요가 발생했다.

한신정은 지난해부터 DII의 실적 저하로 인한 지분법 손실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특히 외화 매출대금의 환변동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기존의 통화선도 계약 외에도 2007년 중 통화옵션 상품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것과 관련, 지난해 시장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여파로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두산엔진의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6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4.7%로 집계돼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동 기간 33.9%로 지난해 연말 19%, 2006년과 2007년말의 6.8%와 26.1%와 비교하더라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한기평은 최근 운전자금 부담 증가로 두산엔진이 3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2ㆍ3대 주주의 유상증자 불참 우려로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를 기록하며 실권이 발생했다는 점에도 우려를 표했다.

두산엔진은 최근 2975억원의 증자를 추진해 지난 9월 1578억원(두산중공업 1517억원, 삼성중공업 18억원, 대우조선해양 43억원)의 청약이 이뤄졌고, 이후 11월에는 510억원의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실시했다.

그러나 청약 미달된 나머지 부분은 재무적투자자(FI) 및 일반 공모를 통해 증자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두산엔진이 밝혔지만 신용도가 우수한 2ㆍ3대 주주의 지분율 감소로 주주기반 재무 융통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든 상황이다.

한기평은 유상증자가 두산측 설명대로 제대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두산엔진은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이미 발행한 회사채에 대한 재무 약정을 회피하기 위해 3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성공해 연말까지는 자금을 모두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두산엔진의 실권주 발생분에 대한 유상증자 완료 여부외에도 이를 재원으로 한 상환가능 채무규모, 재무비율 준수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기평은 아울러 신용도가 우수한 2ㆍ3대 주주 지분율이 큰 폭으로 감소, 향후 추가적인 주주부담이 발생하면 두산그룹을 중심으로 이 부담분을 감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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