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헌 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어이없는 AS '분통'

입력 2009-11-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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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X박스, 국내에 AS센터 없어…제품 수리에 한달 걸려

#서울 마포에 사는 A씨(30세)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가 고장이 났다. X박스가 게임CD를 인식하지 못해 인스톨은 물론 게임 플레이도 되지 않았다.

A씨는 한국MS의 고객센터에 전화해 AS 여부를 문의했다. 하지만 이어 들려오는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제품을 수리하는데 1개월이나 걸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AS센터가 없어 외국까지 갔다 와야 하기 때문이다.

단, 제품을 교체하면 1주일이면 처리가 가능하다는 답이 왔다. 그러나 이것 역시 신제품이 아닌 한국MS가 보유 중인 리퍼제품(고장난 제품을 수리한 제품)으로의 교체였다. 더욱이 교체를 하고 나면 원래 사용중이던 제품을 돌려받은 길이 없어진다.

A씨는 구매한지 5개월밖에 안된 제품을 몇 년을 사용했을지 모르는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게 찝찝했지만 한달씩이나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제품 교체에 동의했다. 고장난 제품도 자신이 직접 포장해 택배로 보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제품을 포장하면서 A씨는 다시는 MS의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수십번을 다짐했다.

외국계 IT업체가 고객서비스는 뒷전인 채 '돈 벌기'에만 여념이 없다.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원가 절감에만 목을 매면서 AS센터 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 불편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업체는 이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한국MS는 국내에서 고장 난 하드웨어 제품(게임기, 마우스, 키보드 등) 대부분을 일본까지 보내 수리를 한다. 국내에서는 경미한 고장을 일으킨 일부 제품만 콜센터에서 수리가 가능하다. 국내에 AS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객 불편은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국MS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국에 AS센터를 설립할 계획이 없는 상태”라며 “MS입장에서는 한국시장이 아직 규모를 갖추지 못했고 원가절감이 더 큰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한국MS는 콜센터조차 전문 인력 없이 기술자들이 직접 전화를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리기간이 너무 길어 제품을 교환할 경우 발생한다. A씨의 사례처럼 5개월밖에 안된 신제품이 사용연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리퍼제품으로 바뀌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MS 콜센터조차 수리기간이 길어져 생기는 고객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리퍼제품 교환을 적극 권하고 있다.

A씨는 “콜센터 직원들이 수리보다는 교환을 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였다”며“교환해도 제품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남이 쓰다가 고장 나서 맡긴 제품을 내가 다시 쓴다는 사실이 황당스럽다”며 “5개월밖에 안된 신제품이 구형 제품으로 둔갑한 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MS는 제품이 고장 난 경우, 1개월간의 수리 혹은 1주일만의 제품 교환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제품교환을 한다 해도 기존 제품을 다시 수리해서 돌려받을 방도가 없다.

한국MS 관계자는 “제품 성능이 좋아지면서 지난 2007년에 비해 고객민원 횟수는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MS뿐만 아니라 외국계 IT기업 대부분이 고장 난 제품을 해외로 보낸 AS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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