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크젯프린터를 구입한 대학생 염순채 씨(25세)는 생각보다 느린 출력 속도에 불만이 쌓여간다.
파워포인트 등으로 작성한 리포트를 출력하면 제목과 학번, 이름 등만 쓰여있는 첫 페이지는 빠르게 출력되지만 나머지 페이지는 느린 속도로 출력되기 때문.
염 씨는 "페이지 당 출력속도가 빠르다는 말을 듣고 구입했는데 쓰여있는 속도보다 많이 느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잉크젯 프린터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인 출력속도 측정과 표시 방법에 대한 현실화와 객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프린터 및 복사기 업체들이 출력속도를 표시할 때 분당 출력 페이지(PPM, Pages Per Minute)를 내걸고 있지만 일반적인 사용환경과는 괴리가 크다.
대부분의 프린터 업체들은 고속모드를 기준으로 하고 자사양식에 맞춰 측정한 출력속도를 제품 사양에 표시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고속모드로 출력한다면 그래픽 등이 포함된 문서의 경우, 프린팅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도 느려진다. 프린터 업체들도 일반모드로 사용할 것을 설명서 등을 통해 권고하고 있지만 정작 출력속도 측정은 고속모드로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
또한 표준화된 문서 양식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닌, 회사 마다 다른 양식으로 측적하고 있기 때문에 표시된 출력속도만으로 비교가 사실상 힘들다.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 국제표준기구(ISO)가 최근 현실성 있는 프린터 출력속도 측정을 위한 기준인 'IPM(image per minute)를 제시했다.
IPM 측정법은 일반 출력모드에서 10페이지 가량의 인쇄물이 출력돼 나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으로, 그래픽 이미지와 도표 등이 포함된 워드, 액셀, 파워포인트, PDF 등 다양한 문서형식이 포함된다. 하지만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HP, 삼성전자 등 대부분 업체는 IPM 채택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
이에 대해 세계 프린터시장 1위인 한국HP 관계자는 "아직까지 PPM에서 IPM으로 전환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기준으로 측정할 경우 그대로 비교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하지만 실제 소비자의 출력 환경을 감안해 출력속도를 측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측정방식은 IPM으로 가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